2025.06.20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해금으로 표현하는 판소리는 어떤 것일까?

[공연] “김세종제 춘향가로 듣는 이유라의 해금산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악기 가운데 두 줄을 활로 마찰시켜 연주하는 해금(奚琴)은 깡깡이, 앵금 등의 이름으로도 불렀다. 고려사71(악지)에 속악기의 하나로 나오기에 고려시대에 이미 들어온 것으로 보이는 해금은 이후 궁중음악과 민속음악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연주되고 있다. 관현합주에 해금이 편성될 때, 지속음을 내면서 관악기의 선율을 따라 연주하므로 비사비죽(非絲非竹)이라고 하여 연주 특성상 관악기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런 두 줄의 미학, 해금의 중견 연주자 이유라는 오는 117일 저녁 7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공연을 한다. 이날 공연은 "해금 다스름 설레임", "즉흥 시나위", "천자뒤풀이", 김세종제 춘향가로 듣는 이유라의 해금산조"다. 반주는 대금에 국립국악원 단원 김상연, 거문고에 경기도립국악단 수석 허익수, 아쟁에 한무전통예술단장 신재현, 장구와 북에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 정준호, 퍼커션에 에스닉 팝 그룹 락 대표 이충우가 맡으며, 판소리는 제25회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금상을 받은 최건이 해줄 예정이다.


이유라는 난계예술제 문화부장관상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이유라 독집음반 “The Moment of Leeeura”, 해금실내악단 이현의 농’ 123, 태교음반 <왕자를 키운 음악> 등 많은 음반을 내왔으며, 현재 국악퓨전 이유라밴드를 이끌고 있고, 해금실내악단 이현의 농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유라는 산조 연주자이지만, 정악 공부에도 매진해온, 바탕에 충실한 연주자라는 평을 받는다. 그 이유라는 연주를 통해 늘 자신을 연마하고 있지만, 막상 새로운 작업을 앞두고는 또 다시 긴 열병을 않는다고 고백한다. 왜 이유라는 새 작업 앞에서 긴 열병을 앓을까? 김세종제의 춘향가로 듣는 해금산조를 표방했을까? 판소리와 기악 연주를 연결시키는 그 까닭은 무엇일까? 공연에 앞서 많은 부분이 궁금해진다. 그래서 대담을 준비했다. 다음은 대담 전문이다. 

 

  
 

- 끊임없이 새롭게 정진하는 연주자로 안다. 이번엔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산조의 새로움, 현재적 산조이다. 현재 해금산조는 한범수류, 지영희류, 서용석류, 김영재류4개의 산조가 전해져 오고 있는데, 이 분들의 산조는 많은 시간 공들여 그 시절의 가락들을 수집하여 만들었고, 그것이 계속 전해져서 현재 많은 해금연주자들이 연주해오고 있다 


그렇기에 산조의 깊은 맛은 우리 전통음악 가운데 꽃이라 할 수 있다. 어느덧 중견 연주자로 들어선 내가 전통지킴이로서 보람도 있고 즐거움과 재미도 있지만, 제일 아쉬운 점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니, 전통의 뿌리를 바탕으로 한 진한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부족함을 극복하고자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 산조는 판소리, 무속음악 등에서 따온 기악곡이므로 그 특징을 살려 가락을 만들어봤다.“ 


- 이번 공연의 제목이 김세종의 춘향가로 듣는 해금산조. 그런데 여기서 해금이 판소리를 대신하나 


춘향가 중에서도 김세종 선생님의 춘향가를 선택하였고, 판소리 음악과 고대소설 춘향전의 두 공간을 현재적 시각으로 읽어내고자 했다. 왜냐하면 산조라는 음악양식의 현재성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우선 소설 구성 단계에 준하여 춘향이의 사랑이야기를 만남과 사랑, 이별과 아픔, 위기와 고통, 인내와 해탈, 해후와 기쁨5악장으로 나눠 음악 틀거리를 정하였고 이에 각 장의 주제음악으로 김세종제 판소리 음악을 대입시켰다 


기존 산조와 다르게 장 별로 이야기에 맞게 장단의 변화가 있고, 연주자가 도창을 겸한 짧은 내레이션으로 아니리를 대변한다. 연주자는 오늘날의 춘향을 대변하고 해금은 김세종제 춘향가를 통한 현재적 산조를 풀어놓을 것이다. 이 작품이 새로운 해금산조의 기반이 되어 예술적 표현의 범위가 넓어지게 되는 동시에 그 가치가 재조명 될 수 있길 소망한다 


김세종 선생님이 가장 좋아하시고 잘 부르셨다는 대목이 천자뒤풀이라고 한다. 그래서 세 번 째 순서에 판소리하는 분이 직접 나와 판소리 한 대목을 들려준다.“  


- 첫 연주곡이 설레임이다. 언제 설레임을 느끼는가? 가장 깊은 설레임을 느낀 적은 언제인가? 


프로그램에서 첫 곡 해금다스름 설레임을 만든 것은 이도령과 춘향의 첫 만남, 첫 사랑의 설레임을 해금으로 표현해보고자 한 것이다. 설레지만 그 시작은 대범하며 서막을 여는 듯한 감정 등을 표현해봤다. 내게 설레임은 아기자기 하기도 하지만, 용기를 주며 꿈을 주며 가슴을 따뜻하게도 한다. 그러면서 또 긴장감을 준다. 가장 깊은 설레임을 찾는다면 10대에 해금을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레임이 기억난다. 그 기억으로 연주하면 될 것이다.” 

 

  
 

해금은 두 줄로 음악을 창조해내는 악기다. 가장 적은 줄로 어쩌면 폭넓은 연주를 해야 하는데 해금 연주자로서 느끼는 어려움이나 감동은 무엇인가? 


가장 큰 어려움은 기본적인 해금 소리 내는 일이다. 해금은 울림통이 무릎위에 있다. 연주자 귀에서 조금 떨어져있어 소리를 더 가까이 듣고 싶은데 그러지를 못해 힘들다. 악기 특성상 손가락으로 줄을 눌러 온전히 감각만으로 음정을 잡아내야만 한다. 그래서 음정의 정확성이 떨어지면 연주자로서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현재 해금 공부 30년째가 되었지만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다. 그것은 아직도 음정 잡기가 힘들고 활 쓰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온전히 내 손가락으로 내 감각으로 정확한 음정과 표현법으로 내 감정을 전달해야하는 일, 그것이 가장 어렵다 


그러나 이런 고민에도 계속 정진하는 까닭은 그런 어려움 속에서 나는 내 소리를 많은 분들이 찾고 좋아해주신다는 것이다. 특히나 어린 아이들이 5분이 넘는 곡들도 움직이지 않고 집중해 듣고 그 작은 손으로 손뼉 치며 좋아할 때 그 감동은 말할 수 없다. 서양악기와의 협연으로 할 때도 국악기가 기죽지 않고 쭉 뻗어 나오고 주인공 소리를 내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해주는 아이들, 내가 전하고 싶은 감정을 관객들이 그대로 느껴주었을 때 오는 그런 감동들 그것이 바로 두 줄의 해금의 매력인 것 같다.“  


- 원래 산조 연주자지만 정악해금도 새롭게 공부했는데 그 까닭이 있는가 

 

국립국악고등학교를 입학하고 해금을 처음 접하면서 배운 것은 정악이다. 연주자라고 해서 꼭 어떤 것만 해야 한다고 정해진 건 없다. 산조를 하면서도 정악에 바탕을 두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정악을 한다 해도 산조에 대해 아는 것은 중요하다. 전통음악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정악, 민속악을 모두 배우고 지켜 나가는 것이 필요한 임무이다. 요즘은 대중들에게 가까이 접근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창작곡으로 활동을 해나기도 하지만, 500년 넘게 이어져온 우리 국악의 역사성 그 뿌리를 배우고 그 기초 아래 현재에 맞는 음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산조를 한다고 해도 정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 최근 젊은 연주자들은 퓨전 연주에 열을 올린다. 그런데 그 연주에서 한국적인 맛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에 대한 생각은?


그렇기에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 그리고 요즘 연주자들은 생각을 바꿔야 한다. 다시 말하면 국악인들은 다시 배우고, 다시 가르치며, 다시 알려야 한다 

 

우리 국악은 시김새라는 것이 있다. 시김새란 우리 국악에서 나오는 특징으로 주된 음의 앞과 뒤에서 꾸며주는 꾸밈음, 농현(바이브레이션) 등의 음악 수법이다. 오선보에 그릴 수 없는 세세한 음들의 표현법 그런 것이다. 이런 시김새를 악기로 표현해 내는 것이 국악의 매력이다. 같은 음을 내더라도 어떤 시김새로 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 표현법을 현재 서양음악에 맞춰 배우다보니 예부터 내려오는 시김새를 표현하는 방법이 너무 한정되어버렸다. 곧 애드립이 많이 없어진 것이다. 곧 우리 음악의 기본에 소홀히 하고 무조건 퓨전만 얘기다보니 우리 것의 매력이 사라지는 거다. 


이런 점들을 다시 되새겨 다시 배우고 공부하며, 다시 제자들에게 전수하고 국악을 알고 싶어 하는 많은 분들께 다시 알려야 한다 


또 한국적인 맛은 서양악기처럼 바이올리스트, 첼리스트 구분하듯 한정되어 나타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해금연주자지만, 국악의 참 맛을 내는 연주를 하려면 판소리, 민요, 정가(가곡, 가사 , 시조)도 부를 줄 알아야 하며 장구도 치면서 스스로 작곡도 해내는 것이 필요하다. 옛 사람들은 누구나 악가무를 함께 해냈다고 하지 않는가? 춤추면서 노래하며 연주하는 만능 음악인이 될 때 국악의 참맛을 알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만 한다. 


나 또한 부족하다. 그러기에 지금이라도 늘 공부하고 또 배운다. 판소리를 배우고 해금을 처음 배우듯 다시 해본다. 그 첫걸음이 이 공연의 메세지가 되길 바란다.“


 - 앞으로의 계획과 어떤 이유라가 되고 싶은가? 

 

미래를 생각하는 전통 지킴이, 해금연주자 이유라가 되고 싶다. 앞으로 이유라 산조 음반, 창작곡2집 음반, 성가 음반 등을 낼 계획이며, 전통의 뿌리를 이어가는 공연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