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느 날 황(黃) 씨 성을 가진 부자가 마구간을 치우고 있었는데 태백산 스님이 와서 시주를 하라고 했다. 황 부자는 곡식 대신 쇠똥을 던져주었다. 이것을 본 며느리가 민망하게 여겨 시아버지 모르게 쌀 한 되를 시주하고 대신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자 스님이 며느리에게 “이 집은 곧 망할 것이니 처자는 나를 따라 오거라. 그리고 어떤 일이 있어도 뒤를 돌아보면 안 된다.” 하였다. 며느리가 이에 스님을 따라서 가다가 구사리(九士里) 산꼭대기에 이르자 벼락 치는 소리가 나고 천지가 흔들렸다. 놀란 며느리가 뒤를 돌아보니 황 부자가 살던 집이 못으로 변해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뒤를 돌아본 며느리가 아기를 업은 채 그 자리에서 돌이 되고 말았다."
▲ 한국의 명수(名水) 100선에 드는 태백의 연목 "황지(黃池)", 태백시청 제공
이는 태백산 자락에 있는 연못 황지(黃池)에 서린 전설입니다. 이 황지는 남한에서 제일 큰 강인 낙동강의 발원지 매봉산(梅峰山) 천의봉(天衣峯) 너덜샘에서 흘러내린 물이 만든 연못이지요. 황지는 상지(上池)ㆍ중지(中池)ㆍ하지(下池) 등 3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둘레는 각각 100m, 50m, 30m로 한국의 명수(名水) 100선에 드는 곳입니다. 특히, 상지 남쪽에는 깊이를 잴 수 없는 깊은 수굴(水窟)이 있어 가뭄에도 하루 약 5,000톤의 아주 맑은 물이 솟아나고 있어 1989년 광동댐이 건설되기 전까지 이 지역의 상수도원으로 쓰였습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낙동강의 근원지로서 관아에서 제전을 두어 가뭄 때는 기우제를 올렸다.”고 했으며 그밖에 《택리지》, 《척주지(陟州誌)》, 《대동지지(大東地志)》 따위의 여러 문헌에 나옵니다. 원래의 못은 지금의 두 배쯤 되었고 주변에는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높고 낮은 건물들에 둘러싸인 작은 못으로 바뀌었습니다. 여기서 가까운 곳에는 한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해발 855m) 한 “추전역”이 있어 함께 둘러 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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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백의 연목 "황지(黃池)"의 아름다운 설경, 태백시청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