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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소반(상) 판위에 구멍이 두 개 난 합환주상(合歡酒床)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16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유교 경전의 하나인 《예기(禮記)》 「혼의(昏義)」에 따르면 혼례의 날자가 정해진 뒤 신랑이 신부를 맞이해오는 “친영(親迎)”의 예를 거행합니다. 이 친영의 절차에 “합근례” 곧 신랑과 신부가 서로 술잔을 주고받는 예가 있는데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표주박을 둘로 자른 잔으로 술을 마시고 기를 편안케 하고, 그럼으로써 몸을 합한다(소이합체, 所以合體)”라고 하였지요.

그런데 표주박을 둘로 자른 “합환주(合歡酒)잔”은 아래쪽이 둥글기 때문에 바닥에 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합근례 때 합환주잔을 올려놓는 “합환주상(合歡酒床)”이 생겨났지요. 이 상은 대부분 해주반으로, 재료는 피나무, 은행나무를 썼습니다. 합환주상의 모양을 보면 양쪽 판각다리 위에 얹은 상판 면에 지름 6.5cm 안팎의 두 구멍을 나란히 뚫어, 둥근 표주박이 넘어지지 않게 놓을 수 있도록 만들었지요.

 

   
▲ 표주박을 잘라 만든 합환주잔과 잔을 올려놓는 합환주상(合歡酒床),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그러나 이 합판주상을 백성들은 쉽게 만들어 쓸 수가 없어서 둥근 표주박 바닥 밑에 종이를 싸서 발라 평평하게 만들어 소반 위에 올려놓기도 했습니다. 또 구멍이 두 개인 ‘합환주상’과 달리 그저 구멍이 하나 뚫린 ‘잔상’도 있지요. 머리에 이었을 때 구멍이 나 있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출장용 “공고상”과 함께 상판 면에 구멍이 두 개인 합환주상은 표주박을 받치는 슬기로운 지혜가 엿보이는 재미난 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