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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탈을 쓰고 양반의 탈을 잡던 탈놀이(탈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17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황금빛 탈을 쓴 그 사람
 방울 채찍 손에 들고 귀신 부리네.
 빨리 뛰다가 천천히 걸으며 추는 춤은
 봉황이 너울너울 나는 듯 하구나." 
  


9세기에 최치원(崔致遠)이 지은 <대면(代面)>이라는 시입니다. 특정한 인물이나 동물을 형상화한 탈 곧 가면을 쓰고 나와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전통연극을 우리는 탈놀이”, “탈춤”, “탈놀음이라고 부르는데 처용무, 북청사자놀음, 은율탈춤, 오광대놀이, 퇴계원산대놀이, 하회별신굿탈놀이 따위의 탈놀이들이 있습니다. 위 최치원의 시로 미루어 보면 이미 신라시대에 탈놀이를 즐겼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전 신석기시대 유적인 부산 동삼동에서 나온 조개탈과 강원도 양구에서 출토된 흙으로 빚은 탈이 있고, 4세기 중반의 고구려 안악 3호 무덤 벽화에도 탈춤 추는 사람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탈놀이의 역사는 무척이나 오래된 듯합니다. 특히 신라시대의 처용무는 고려와 조선시대는 물론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장수 탈놀이지요. 

 

   

                                    ▲ 퇴계원산대놀이에서 왜장녀의 익살스러운 모습


다만 처용무처럼 오래 전의 탈놀이는 주로 귀신을 쫓기 위한 것이었지만 조선시대 이후 전승된 탈놀이들은 안동대 임재해 교수의 말처럼 탈 잡는 일을 하는 것들입니다. 백성은 지배층인 양반들에게 탈 잡을 일이 많았지만 대놓고 탈을 잡으면 바로 보복 곧 뒤탈을 당할 것이기에 탈을 써서 지배층의 눈길로부터 자신의 모습을 가리고, 거리낌 없이 탈을 잡았던 것이지요. 그뿐만 아니라 탈놀이를 통해 탈을 잡는 것은 지배층의 탈을 드러내 경종을 울리는 것과 함께 피지배층인 백성이 정신적으로 입는 탈 곧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일이었습니다. 탈놀이 조차 없었다면 백성들의 지배층에 대한 스트레스는 어떤식으로 나타났을지 짐작키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