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 경향신문 신간 소개 마당에는 열린책들에서 펴낸 번역서 《유로피아나》 얘기가 보입니다. 번역이란 외국어를 우리의 정서에 맞게 우리말로 뒤치는 것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최근 번역한 책들을 보면 우리말 공부는 제대로 하지 않은, 우리 정서는 제대로 모르고 외국어에만 빠진 번역가들의 잘못된 번역들이 홍수를 이룹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번역본보다 원서를 읽는 게 낫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요.
![]() |
||
▲ 열린책들에서 펴낸 번역서 《유로피아나》표지 |
이 책의 내용은 아직 읽어보지 못해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꼭 《유로피아나》라는 말로 책 제목을 했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적절한 우리말을 찾기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어를 그대로 한글로 바꿔 책 제목으로 쓴 것은 잘난 체 아니면, 외국어에 기대려는 사대주의라는 비판을 듣지 않을까요?
여기에 경향신문은 한 술 더 뜹니다. 기사 제목이 “영광과 야만이 뒤섞인 20세기를 ‘콜라주하다”입니다. “콜라주하다”가 무슨 말인가요? 2008년 웅진지식하우스에서 《문화, 세상을 콜라주하다》란 책이 나오더니 영어 “풀로 붙이는 것”이란 뜻의 미술용어 “콜라주”에 우리말 “하자”를 붙인 이상한 신조어를 소위 지식인이란 사람들은 열광하며 씁니다. 이러니 점점 우리말은 더 병이 들어갑니다.
일제강점기 어쭙잖은 사람들이 문예동인지의 이름을 《시인부락(詩人部落)》이라고 붙입니다. 그 뒤 이 “부락”이라는 말은 멋있는 말로 잘못 알고 퍼져나가 마을 이름들이 마구 “~부락”이라고 쓰였습니다. 지금도 시골 마을에 가면 “~부락”이라고 버젓이 팻말을 단 곳들이 보이지요. 하지만, 이 일본말 “부락(部落)”은 일본인들도 함부로 쓰지 않는 것으로 “천민들이 사는 마을”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지식인들의 잘못된 잘난 체가 국민의 말글생활을 병들게 하고 겨레의 자존심마저 해치고 있는 것이지요. 지식인들이 깨어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