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시대에는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을 비롯하여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의방유취(醫方類聚)》,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 같은 많은 의학서적들이 편찬되었습니다. 그런데 선조 41년(1608)에 임금의 건강과 병을 돌보던 어의(御醫) 허준(1546∼1615)이 왕명에 따라 한글로 번역하여 내의원에서 훈련도감자로 펴낸 보물 제1088-1호 《언해태산집요(諺解胎産集要)》도 있습니다. 이 책은 출산에 관한 증세와 약방문을 적은 의학서적이지요.
▲ 허준 선생이 지은 보물 제1088-1호 《언해태산집요(諺解胎産集要)》, 국립중앙박물관
이 《언해태산집요》는 자식 구하여 낳는 방법으로부터 시작하여 임신 중의 여러 증세와 약방문, 출산 때에 지켜야 할 일과 금기일 따위를 적어 놓았습니다. 책 끝에는 간행기가 있고 표지 뒷면에는 내사기(內賜記, 임금이 신하들에게 책을 내리면서 쓴 언제 누구에게 무슨 책을 주었는가에 대한 기록)가 있지요. 이 책은 선조 41년 당시 대사성인 김륵에게 하사한 것인데, 보존상태가 불량하여 여러 겹으로 겹쳐 붙였지요.
허준 선생은 선조 7년(1574) 의과에 급제하여 이듬해 내의원의 의관이 되었습니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임금을 모시고 의주까지 피난을 갔으며, 그 공을 인정받아 공신으로 추대되었으나 중인신분에 과하다는 여론이 일자 취소되었지요. 그 유명한 《동의보감》은 그가 관직에서 물러난 뒤 16년간의 연구 끝에 완성한 한의학의 백과사전격인 책이며, 허준 선생은 이밖에도 중국의 의학서적을 한글로 번역하는 데에도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