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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한말부터 일제강점기 초까지 울산 보부상들의 기록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18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김명규(金明圭)로 말하면 지난번 농상공부(農商工部)의 벼슬에 임명되었던 날에 이미 폐지한 보부상(褓負商)을 제 마음대로 인가하여 규정을 문란케 했으며 백성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쳤습니다. 심지어 대궐문 가까이에서 백성들을 때려 다치게 함으로써 위로는 임금에게 근심을 끼쳤고 아래로는 백성들의 울분을 격동시킨 결과 오늘에 와서도 서울 안 백성들의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은 모두 김명규가 미연에 화근을 방지하지 못한 죄입니다.”

이는 《고종실록》 38권 (1898) 12월 6일 기사로 보부상의 폐해를 들어 ‘고영근 등이 보부상을 없애 버리자’고 올린 상소 가운데 한 토막입니다. 지금처럼 집 가까이에 대형 마트나 편의점 따위가 흔치 않던 시절 다양한 물건을 팔러 다니던 보부상이야말로 서민들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상소까지 올리는 걸 보면 더러는 적지 않은 폐해도 있었나 봅니다.  이러한 보부상에 관한 책이 있는데 울산광역시 민속문화재 제1호 《경상남도 울산군 우지회 천금록(慶尙南道 蔚山郡 右支會 千金錄)》이 그것입니다.

 

   
▲ 울산광역시 민속문화재 제1호 《경상남도 울산군 우지회 천금록(慶尙南道 蔚山郡 右支會 千金錄)》

이 책은 울산을 중심으로 부근 지역에서 1899년부터 1915년까지 활동했던 보부상 조직의 지역별 임원 명단이 적혀 있는 소중한 자료지요. 앞부분에는 1900년(광무 4, 고종 때 연호)에 작성된 발기취지문과 회칙이 함께 수록되어 있으며 규격은 가로 27.7㎝, 세로 44.8㎝입니다. 아울러 《상무우단장정(商務右團章程)》이라는 책도 있는데 이는 1908년(융희 2, 순종 때 연호)에 작성된 것으로 동아개진교육회(1905년 보부상단 세력을 규합하기 위해 구성된 모임)의 상무과(商務課) 세칙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문헌들은 한말부터 일제강점기 초 울산지역의 상거래 실태와 상인 조직의 실상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역사 자료로 현재 울산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