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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김홍도와 김득신 등이 그린 ‘고산구곡시화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18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는 1578년(선조 11) 율곡 이이가 황해도 해주의 석담에 은거할 때 수양산에 들어가 풍경을 노래한 것입니다. 서곡(序曲) 1수를 비롯하여 제1곡 관암, 제2곡 화암, 제3곡 취병, 제4곡 송애, 제5곡 은병, 제6곡 조협, 제7곡 풍암, 제8곡 금탄, 제9곡 문산 따위로 나누어 각각의 경치와 흥을 읊은 노래지요. 이 노래는 주자(朱子)의 〈무이구곡(武夷九曲)〉을 본떠서 지었다고 하나 시상과 미의식면에서 독창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율곡의 고산구곡가는 조선 후기에 여러 화가들이 그림과 시를 적어 12폭 병풍으로 만들었는데 국보 제237호인 “고산구곡시화도(高山九曲詩畵圖)”가 그것입니다. 그림은 김홍도와 김득신 등의 도화서 화원과 문인화가들이 맡았는데 이들은 율곡이 은거하던 황해도 고산의 아홉 경치를 가보지 않고 1803년 7월과 9월에 걸쳐 그려 모아 표구한 것이지요. 병풍에는 그림마다 율곡이 동자를 데리고 노니는 장면이 그려져 있고, 각 경관들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각으로 그려져 있는 게 특징입니다.

“고산구곡시화도” 병풍은 세로 1.38m, 가로 5.62m로 바탕에 수묵과 엷은 채색을 하였으며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 우리나라 산천을 소재로 그린 산수화)와 남종화풍(南宗畵, 북종화에 대립되는 개념의 산수화 양식으로 부드러운 느낌 강조)을 기반으로 형성된 작가들의 특색과 기량이 잘 나타나있어, 그들의 개성과 역량을 견줄 수 있는 귀한 자료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각 표구의 맨 위에는 유한지가 쓴 표제가 적혀있으며 그 아래에는 율곡의 고산구곡가와 송시열의 한역시들이 적혀 있고 여백에는 각 폭마다 김가순이 쓴 글도 들어 있어 하나의 병풍으로 수많은 예술가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귀한 자료입니다.

 

   
▲ 국보 제237호인 <고산구곡시화도 병풍 (高山九曲詩畵圖 屛風)>, 서정철 소장

   
▲ <고산구곡시화도 병풍 (高山九曲詩畵圖 屛風)>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