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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스승을 가마에 태운 “회방연” 잔치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19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십년을 경영하여 초려삼간 지어내니
나 한 간, 달 한 간, 청풍 한 간 맛져두고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보고 보리라.“


이는 조선 중기 문신 면앙정(仰亭) 송순(宋純, 1493∼1582) 선생이 62살에 지은 노래입니다. 송순 선생은 말년에 전남 담양군 봉산면 제월리에 있는 면앙정(俛仰亭)에서 여생을 보냈는데 면앙정이란 “우러러(仰)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고 숙여서(俯) 사람에게 부끄러움이 없다”는 맹자의 진심장(盡心章) 구절에서 부(俯) 자를 같은 뜻의 면()자로 바꾸어 <면앙정삼언가(仰亭三言歌)>를 짓고 이를 자신의 호와 정자이름으로 삼았다고 전합니다.

 

   
▲ 송순 회방연에 정청 등 제자들이 가마를 들다.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이곳 면앙정에는 많은 일화가 전하지요. 송순의 나이 87살 때 이곳에서는 회방연(回榜宴)이 열렸는데 회방연이란 선비가 과거에 합격한 뒤 60 돌이 되는 해에 열리는 잔치를 말합니다. 이때 송순 선생을 가마에 태우고 댁으로 모셨던 제자들은 정철, 고경명, 기대승, 임제와 같은 당대 최고의 문장가들이었으며 임금은 술과 꽃을 보내 위로했다고 하지요. 연로하신 스승을 가마에 태워 집으로 모시는 스승과 제자의 모습이 한편의 수채화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