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스물셋째인 소한(小寒)입니다. 소한은 양력으로 해가 바뀌고 처음 오는 절기지요. 원래 절기상으로 보면 대한(大寒)이 가장 추운 때지만 실제는 소한이 한해 가운데 가장 추운데 절기의 기준이 중국 화북지방에 맞춰졌기 때문에 조금 다른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동장군(冬將軍)”이라고 말합니다. 이 ‘동장군’이란 말의 유래는 무엇일까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동장군을 “겨울 장군이라는 뜻으로, 혹독한 겨울 추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짧게 설명해 언제부터 어떻게 쓰이기 시작했는지 그 유래를 알 수 없게 해놓았습니다.
《사쿠라훈민정음, 이윤옥 인물과사상, 2010》에 따르면 이 말은 일본말에서 온 말로 일본국어사전 《다이지센(大辭泉)》에는 “ふゆしょうぐん【冬將軍】:《モスクワに遠征したナポレオンが、冬の寒さと雪が原因で敗れたところから》冬の嚴しい寒さをいう語。”로 되어 있는데 번역하면, 동장군은 모스크바에 원정 간 나폴레옹이 겨울 추위와 눈으로 패하게 된데서 나온 말로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덧붙이자면 1812년 러시아-프랑스 전투에서 혹독한 날씨 탓으로 무너진 프랑스 군대를 보고 영국기자가 말한 ‘general frost’를 일본에서 ‘동장군’으로 번역한 것을 우리가 들여다 쓰는 꼴이지요.
▲ "동장군(冬將軍)"은 일본에서 생긴 말, 우리는 "대감추위"로 부를까?(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따라서 동장군은 '장군(쇼군, 사무라이)문화’ 700년을 거친 일본에서 근세에 생긴 말입니다. 그럼 동장군이란 말이 들어오기 전에 우리나라에서는 뭐라 했을까요? 조선 중기 계곡(谿谷) 장유(張維) 선생의 시문집 《계곡집(谿谷集)》에 “현명(玄冥)”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형살(刑殺)을 담당하는 북방의 신(神)”을 뜻하며 곧 동장군(冬將軍)을 뜻하는 말이지요. 그렇다고 “현명(玄冥)”이라는 말을 쓰자는 것은 아니며, 다만 동장군이라는 말의 유래라도 알고 쓰자는 것입니다. 겨울 추위 가운데 가장 매섭다는 소한, 추위에 떠는 이웃이 있는가 돌아보는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