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봄 햇살 가득한 어제(26일) 경기도 화성에서는 발안 3·1 독립만세항쟁의 선구자이신 탄운 이정근(灘雲, 李正根1863-1919) 의사 순국 97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마침 이날은 안중근 의사 순국 106주기 날이기도 하다. 활짝핀 산수유 꽃이 아름다운 향남읍 삼천병마로 283-6번지에 자리한 탄운 선생 창의탑에서 11시에 거행된 선생의 추모제에는 광복회 경기도 지부장(염낙원)을 비롯한 탄운이정근기념사업회(회장 김겸) 회원, 탄운장학금 수여자와 학부모, 지역 유지 등 100여명이 모여 탄운 선생의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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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운 이정근의사 순국 97주기 추모제 모습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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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운 이정근의사 순국 97주기 추모제 모습 2 |
탄운 이정근 의사는 17세에 사서오경을 섭렵할 정도로 학문이 깊었으며 33세 때는 대한제국 궁내부 주사직에 임명되었으나 선생은 치욕적인 을사늑약을 지켜보면서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팔탄, 우정, 장안, 정남, 봉담, 남양 등 7개 면을 중심으로 인재육성에 들어갔다.
당시 탄운 선생은 ‘왜왕 3년(倭王)’ 이라는 구호를 친히 만들어 유포했는데 이는 야만적인 침략자 일제가 천벌을 받아 3년이 못가서 채 망할 것이란 뜻이었다. 이후 1919년 3월 31일 화성군 향남면 발안장날을 이용하여 대대적인 독립만세운동이 일났는데 그 한가운데 탄운 선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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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탄운 장학생들이 탄운이정근의사 창의탑에서 |
이 때 긴급 출동한 일본 경찰의 무차별 발포로 부상자가 발생하자, 탄운 선생은 격노한 시위군중과 함께 일경들에게 대항했다. 그러자 일제 경찰은 탄운 선생의 복부를 난자하는 만행으로 선생은 그 자리에서 56세의 나이로 순국의 길을 걷게 된다. 어제 추모제가 열린 창의탑은 선생의 강인한 독립정신과 온후한 인품을 기리고자 뜻있는 제자들의 열망으로 1971년 3월 31일 선생이 순국한지 52년 되는 해에 세운 것이다.
추모제와 더불어 아주 뜻 깊은 행사가 이어졌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탄운 이정근 의사의 독립정신 유지를 계승하고자 장학금 수여식을 함께 가진 것이다. 탄운이정근의사장학회는 2004년 3월 설립하여 화성시 6개 읍면(향남, 팔탄, 양감, 우정, 장안, 봉담)의 우수한 대학 입학생을 뽑아 지급해왔다. 또한 2014년부터는 관내 4개 인문고교생들에게도 혜택을 주어 지난 13년간 135명에게 탄운 선생의 정신을 잇는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는 향남고 2학년 김태수 군을 포함한 고등학생 9명(1인당 100만원)과 서강대에 입학한 류지수 군(1인당 150만원)등 대학생 8명을 포함하여 모두 17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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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운 장학금을 탄 삼괴고 2학년 이준모 군과 부모님 |
“우리 지역에 이렇게 훌륭하신 독립운동가가 계시다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탄운 장학생으로 뽑혀 영광스럽습니다. 앞으로 저는 비행사가 되는 게 꿈입니다. 어머니가 위험한 직업이 아니냐고 하셨지만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지닌다면 그 어떤 일도 헤쳐 나갈 것이란 생각입니다. 탄운 선생님이 뜻하시던 독립정신에 손색이 없도록 학업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장학금 수여식에서 만난 이준모 (삼괴고 2학년)학생은 부모님과 함께 참석하여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당찬 대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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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노신나라색소폰(단장 김용무)의 어르신들이 추모제 내내 고운 선율의 음악을 들려주셨다 |
따사로운 봄 햇살이 가득한 창의탑에서 거행된 탄운 이정근 의사 97주기 추모제와 아울러 가진 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한 학생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다. 기자는 ‘독립정신의 계승’을 다짐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탄운 선생을 이은 화성의 신독립군을 보는 듯해 추모제 내내 마음이 흐뭇했다. 독립정신은 과거에 끝난 정신이 아니라 바로 후세들이 이어가는 살아있는 정신임을 탄운 이정근 의사 추모제에서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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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운 이정근 의사 (그림 권청자 화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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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의탑 안에 있는 탄운 이정근의사가 지은 <3.1독립가> |
*탄운 이정근의사(義士) 창의탑 가는 길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삼천병마로 283-6(구 주소 화성시 향남읍 장짐리 241-6)
(사)탄운이정근의사기념사업회 070-4154-6048
근처에 제암리교회 학살 현장이 있다.(향남읍 제암리 길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