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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보물이 된 암행어사 일기, 박만정의 《해서암행일기》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25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암행어사(暗行御史)”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조선 시대에, 임금의 특명을 받아 지방관의 치적과 비위를 탐문하고 백성의 어려움을 살펴서 개선하는 일을 맡아 하던 임시 벼슬”이라고 나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암행어사들은 판소리 <춘향전>에서 만나는 이몽룡과 실존인물 박문수 정도입니다. 그런데 여기 온갖 이상 기후로 흉년이 극에 달한 숙종 때 황해도 암행을 하고 쓴 글 《해서암행일기(海西暗行日記)》의 지은이 박만정(朴萬鼎, 1648∼1717)도 있습니다.

 

   
▲ 보물이 된 암행어사 일기, 박만정(朴萬鼎)의 《해서암행일기(海西暗行日記)》

“백천군수 이동형은 부임 초기에는 제법 유능하다는 평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 열여섯 방의 부유한 백성 300여명을 초청해 소를 잡고 주연을 베풀었는데 여러 사람이 둘러앉은 자리에서 직접 잔을 들어 손님들에게 권한 뒤에 몇 순배 잔이 돌아가자 손님들에게 자신들이 상납할 곡물 수량을 쓰도록 했습니다. 그 가운데 쓴 수량이 많은 것을 기준으로 삼아 이보다 한 섬이라도 모자라면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중간 줄임) 가난한 백성에게 무상의 양곡도 아주 불공평하게 지급해 외롭고 의지할 데 없는 사람이나 몹쓸 병에 걸린 사람은 구호 대상자 명부에서 누락되고 향촌의 양반으로 작은 권세만 있으면 모두 구호대상자 명단에 있었습니다.”

이렇게 박만정은 모두 60여 일 동안 황해도 일대를 암행하면서 체험한 일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해 놓았는데, 각 고을 수령들을 패악한 행위와 고통스러운 백성의 삶도 낱낱이 기록해놓았지요. 현재 문헌상으로 확인된 암행어사 일기는 박만정의 일기를 포함해 대략 15종인데, 그중에서도 《해서암행일기》는 보물 574호로 지정되었을 만큼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습니다. 내용은 전문 61장 가운데 일기부분이 32장이고 임금에게 올리는 보고서인 서계단자가 19장, 박만정이 명을 따를 것에 대한 비변사의 의견을 기록한 것이 4장 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