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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프랑스 팔레루아얄정원서 정현 <서있는 사람>전

한・프랑스수교 130주년 기념 특별전시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프랑스 루이 14세가 살았던 곳으로 유명한 파리 팔레루아얄정원(Jardin des Palais Royal)에서 한・프랑스수교 130주년을 기념하여 조각가 정현의 개인전을 오는 3월30일부터 6월12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문화부 장관, 프랑스국가기념비센터, 그리고 팔레루아얄궁의 전시 승인 하에 현지에서는 파리 IBU 갤러리 디렉터 씨릴 에르멜과 국내에서는 학고재갤러리와 함께 진행을 했다.

 

   
 

 

   
 

조각가 정현이 선택하고 쓰는 재료는 대부분 그 용도를 다한 것들이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낡고 버려져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침목, 석탄, 아스팔트 콘크리트, 잡석, 파쇄공 등의 재료 속에서 인간의 진정한 모습을 끌어낸다. 정현은 재료에 지나친 변형을 주지 않고 오히려 재료와 조응하여 그 특성을 잃지 않도록 작업한다. 폐기 철물이 품고 있는 힘을 표면 밖으로 끌어내는 것에 주력한다.

정현은 인체라는 전통적인 소재를 통해 작품의 의미와 조형성을 탐구한다. 미완성품처럼 보이는 그의 작품들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인간의 삶과 인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담겨있다. 팔레루아얄정원에서 개최되는 이번 <서있는 사람>전에서는 정현의 침목 작품 50여 점이 출품된다. 작가는 90년대 후반부터 침목을 중요한 재료로 삼아왔다. 오랜 시간동안 철도의 무게를 지탱하며 거친 비바람을 맞은 이 재료를 작가는 전기톱과 도끼로 자르고 찍어내어 인간의 형상을 만들어낸다.

침목의 팍팍함과 나무결은 현대 사회를 이겨내면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삶을 나타내며 인체의 모습은 거의 사라진 채 나무 원재료의 질긴 추상성만 그대로 작품에 드러난다. 철도에 누워있었던 침목은 프랑스 혁명으로 인해 시민들이 다시 일어난 것처럼 팔레루아얄에서 작가로 인해 다시 일어섰다. 작가는 잘라낸 침목을 얼기설기 붙여 마치 작은 몸집에 품고 있던 인간의 존재가 거대한 실체로 다가오는 듯이 작은 군상을 만들어낸다.

 

   
 

 

   
 

정현은 1956년 인천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이어 프랑스 파리국립고등미술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베이징 금일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김종영미술관, 금호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소마미술관, 포항미술관,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등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김종영미술관 ‘오늘의 작가’, 국립현대미술관 ‘2006 올해의 작가’, 제1회 한국미술평론가협회 대상에 이어 2014년에는 김세중조각상 본상을 받았다.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원래는 루이 13세의 재상 리슐리외의 저택으로 사용되었던 팔레루아얄은 그가 죽은 후 왕가에 기증이 되면서 현재 명칭으로 불러왔다. 실제로 이 곳에서 살았던 임금은 루이 14세였으며 그가 유소년기를 보냈던 곳으로 유명하다. 과거에 귀족과 상류층만 입장이 가능했던 팔레루아얄은 1784년도에 서민의 공간으로 변모했다.

현재는 상원 의사당과 몇몇 상점들이 입주해 있으며 국립극장 ‘코메디 프랑세즈’가 있다. 팔레루아얄정원에서는 미술전시가 해마다 열렸으나 2010년부터는 정원 레노베이션으로 잠시 문이 닫혀있었다. 주요 전시로는 <로뎅, 마욜, 자코메티, 보테로>전 (2000년도, 유네스코 후원), <니키 드 상 팔에 대한 오마쥬>전 (2003년도, 장 자크 아야공 문화통신부 장관 후원)이 개최되었고 국내 작가로는 심문섭 개인전 <섬으로>전 (2006년도) 그리고 올해 개최되는 정현 개인전이 있다.

 

   
 
   
 

이번 전시에 최종 승인을 준 프랑스국립기념비센터 (Centre Des Monuments Nationaux)는 프랑스 국가 기념비를 보존하고 유지하는 기관이다. 과학적과 기술적인 부분은 프랑스 문화부가 감독하고 있다. 프랑스 몽쉘미쉘, 앙제 성, 아제르리도 성, 파리의 개선문 등 전국으로 퍼져 있는 100개가 넘는 기념비를 관리하고 일반 관람객들에게 공간을 공개하고 있다. 이렇게 국가 기념비를 공개를 함으로서 관광부와 함께 해마다 400개가 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