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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절벽에 새겨진 4m “개령암터마애불상”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26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남원에 가면 바위에 새겨진 12구의 불상이 있습니다. 보물 제1123호로 지정된 “개령암터마애불상무리”가 바로 그것이지요. 지리산 정령치(鄭嶺峙)에 연이은 고리봉 아래 개령암터 뒷 절벽(남원시 산내면 덕동리 산215)에 새겨진 이 마애불상 무리는 12구의 불상 가운데 3구는 비교적 잘 남아 있지만 6구는 닳아서 알아보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 보물 제1123호 "남원 개령암터 마애불상무리"(문화재청 제공)

이 가운데 가장 큰 4m나 되는 불상은 조각솜씨도 가장 뛰어난데 두드러진 얼굴은 돋을새김[부조, 浮彫]으로 유달리 큼직한 코를 가졌습니다. 대신 옷주름은 선 처리를 하고 있어서 일반적인 고려마애불의 수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듬직한 체구의 다부진 이 불상은 차라리 부처님이라기보다는 그 옛날 용맹했던 장군을 떠올리게 되지요. 실제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은 이 불상을 마한의 옛 장수라 믿었다고 합니다.

이들 마애불상 무리는 절터를 둘러싼 높은 절벽 면에 무리를 이루면서 자리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전(世田)”, “명월지불(明月智佛)” 같은 글씨까지 새겨져 있어 고려시대 불상양식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됩니다. 울퉁불퉁한 자연암벽에 새겨져 조각 자체도 고르지 못한 것은 물론 9기의 불상은 심하게 닳기까지 했지만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 가운데는 규모가 큰 것입니다.

 

   
▲ 큰 불상 윗몸 부분과 “세전(世田)”, “명월지불(明月智佛)” 글씨가 새겨진 부분(문화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