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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남녀교제의 매개성전인 과자점의 번창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28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사람의 상업이 해마다 조잔하야가는 이판에도 유독 과자점만은 달달이 번창하야 팔이기도 잘하고 따러서 수효도 작구 늘어간다는데 (중간 줄임) 근래에 학생들은 공부의 눈보다 연애의 눈이 먼저 띄운 새음인지 소학생까지도 그저 사랑-사랑-하고 남녀학생간에 편지질을 하고 서로 추측하며 과자봉지로 폐백을 삼는다. (중간 줄임) 공부야 잘 되던지 못 되던지 학생의 풍기가 문란하거나 말거나 연애폐물의 용달소-남녀교제의 매개성전(媒介聖殿)인 과자점은 작구 번창하면 그만이겟지.”

위는 일제강점기 잡지 《별건곤》 16-17호(1928년 12월01일)에 나오는 “신유행!(新流行!) 괴유행!(怪流行!)”이란 기사 일부입니다. 당시 조선의 경기가 아주 안 좋은 때인데도 유독 과자점만은 다달이 번창하는데 그 까닭이 학생들의 각 학교의 남녀 학생 수가 늘어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밥 대신 과자를 먹어서가 아니라 소학생까지도 “사랑-사랑”하고 남녀 학생들 사이에 편지질을 하고 만나기 위해 과자봉지를 혼인 때 폐백 하듯이 한다는 것이지요.‘

 

   
▲ 일제강점기 과자점, 남녀 학생들의 연애 덕분?(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요릿집의 번창은 기생 덕분이지만 과자점의 번창은 남녀학생의 연애 덕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자점은 연애 폐물(선사하는 물건)의 용달소(물건을 배달하는 곳)며 남녀 교제를 매개하는 성전이라고까지 표현합니다. 당시 학교를 다니는 것은 지주계층 같은 부유한 집안 아이들만 가능했기에 설령 과자점이 번창하고 남녀 학생의 교제가 유행처럼 번졌다 해도 그것은 일부의 풍토일 텐데 고장된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대다수 백성은 일제의 수탈에 굶어죽을 지경이었으니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