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7 (월)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종이라기보다는 흙에 가까운 상태였던 <삼국지연의도>

국립민속박물관, <신이 된 관우 그리고 삼국지연의도> 특별전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서울 숭인동 1, 6호선 지하철 동묘앞역 가까이 신으로 추앙된 삼국지의 관우를 제사하는 사당인 ‘동관왕묘’가 있다. 임진왜란 때 관우가 조선과 명을 도왔다 하여 그를 기리기 위해 1601년(선조34)에 건립한 사당이다. 이곳 벽에 봉안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삼국지연의도三國志演義圖> 그림 7점이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되었고 박물관에서는 이를 입체적으로 조사, 연구, 그리고 보존처리하였다. 400년이 넘도록 잠들어있던 관우를 깨운 세 명의 연구자는 보존처리의 전지연 학예연구사, 민속학의 장장식 학예연구관, 미술사학의 김윤정 학예연구사가 그 주인공이다.

 

   
▲ 《삼국지도연의도》장비가 장판교에서 조조군을 크게 꾸짖다, 230×133cm, 19세기 후기, 국립민속박물관 소장《삼국지도연의도》장비가 엄안을 의리로써 풀어주다, 230×133cm, 19세기 후기,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전지연 학예연구사는 3년 전, 잠들어있던 <삼국지연의도>를 만났을 때 상황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삼국지연의도>는 중국 고전 소설 <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의 명장면을 골라 그린 19세기 후반의 지본 채색화이다. ‘관우’를 신으로 모시는 관왕묘의 동・서무(위패를 모신 집)를 엄숙하게 꾸미는 데 쓴 그림이다. 기증 받은 당시 이 그림은 원래 장엄 양식인 창호 형식의 벽체로부터 떼어낸 상태였으며 훼손 심해 보관 자체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유물을 처음 본 것은 2012년 겨울이었다. 처음 보았을 때 기증담당자가 꾸깃꾸깃 접혀있는 ‘무엇인가’를 보여주면서 이걸 어떻게 보관하면 좋겠냐고 물었다. 살펴보니, 10등분으로 접혀있는 거대한 종이뭉치였다. 조심스럽게 펼치기 시작했는데, 상태가 정말 좋지 않아서, 조금씩 들춰볼 때마다 종이 조각이 뚝뚝 떨어지는 정도로 손상이 심했다. 모두 펼쳐보니 2.5m 정도 되는 그림이 5점, 부분만 남아있는 그림이 2점, 이렇게 7점의 그림이었다.“

 

   
▲ 종이라기 보다는 흙이라고 해야할 유물의 보존처리 모습

 

   
▲ 보존처리 작업을 하는 학예사들

 

그림 하나를 펼치면 작업하는 방이 꽉 찰 만큼 그림의 규모가 컸다고 했다. 유물 한 점의 보존처리 작업을 마친 뒤 건조판에 붙여 세워둬야 겨우 다음 유물의 작업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이렇게 2014년 한 해 동안 4점의 유물을 작업했고, 2015년에는 제일 크고 상태가 가장 험한, 약 170cm의 폭과 250cm 높이 유물의 보존처리 작업에 돌입했다고 말한다. 모두 6겹으로 이루어진 종이가 모두 갈라져 들뜨고 바스러져 있었다고 했다. 종이라기보다는 흙에 가까운 상태였기에 복원 정말 어려운 과제였다.

이런 상태의 <삼국지연의도>를 결국 복원해냈고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복원된 <삼국지연의도>를 중심으로 <신이 된 관우 그리고 삼국지연의도(三國志演義圖)> 특별전이 오는 7월 4일(월)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Ⅱ에서 열리고 있다.

 

   
 

복원작업에 참여 했던 학예사들은 “이번 작업이 너무 행복했어요. 작업을 통해 가설이 입증되고, 가려진 이야기를 조금씩 알아내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로웠거든요.”라고 말한다.

오래된 유물이 학예사들의 지난한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우리 곁에 오게 되었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어떻게 유물들이 우리 곁에 오게 되는지 이해할 수 있으면 좋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