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연적(硯滴)은 벼루에 먹을 갈 때 쓸 물을 담아두는 그릇인데 불교의 나라 고려시대에는 주로 청자로 만들었고 성리학의 나라 조선시대에는 백자로 만들었습니다. 연적의 형태는 참 다양한데 여기 국립중앙박물관 보물 제1329호 “백자 청화소상팔경문 팔각연적(白磁 靑畵瀟湘八景文 八角硯適)”은 옆면이 여덟면으로 이루어진 크기가 비교적 큰 백자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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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 제1329호 “백자 청화소상팔경문 팔각연적” 윗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
천판인 윗면에는 용무늬와 구름무늬를 오목새김(음각)과 돋을새김(양각)으로 조각하였는데, 뭉실뭉실 피어나는 구름 사이로 문득 문득 용의 몸이 휘감아 돌고 있는 모습을 매우 생동감 있게 표현하였지요. 윗면 무늬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오목새김과 돋을새김으로 조각조각 함으로써 나는 용의 모습과 중첩된 구름무늬들에 전율되어 신비감을 더 해주고 있습니다.
이 백자연적은 여덟면 가운데 물이 나오는 부분이 있는 면에는 그림이 아닌 시로써 아름다운 경치를 묘사하고 그 양옆에 각각 한 구절씩 시구를 적어 놓았습니다. 다양한 표현기법과 함께 코발트와 청화물감을 써서 무늬를 표현했는데 회화적인 기량이 돋보이는 도자기입니다. 특히 윗면 무늬의 생동감 있는 표현은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훌륭한 작품일뿐더러 19세기의 연적 양식을 잘 드러내는 귀중한 자료라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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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 제1329호 “백자 청화소상팔경문 팔각연적” 옆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