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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괴석과 난초가 어우러진 흥선대원군의 "묵란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31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사군자 가운데 대나무가 남성적이라면 난초는 여성적이며 특히 명문가의 귀인을 뜻한다고 알려졌습니다. 이는 왕비의 난전(蘭殿), 미인의 침실을 난방(蘭房)이라고 하는 데서도  알 수 있지요. 중국의 《본초경》에 난초를 기르면 집안에 나쁜 일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고 잎을 달여 먹으면 해독이 되며 노화현상을 막는다고 쓰여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난초 그림은 귀신을 물리치는 뜻으로 여겨왔지요.




난초그림 가운데 유명한 것으로는 흥선대원군(이하응, 1820∼1898)이 만 71살 때인 1891년 유 씨의 부탁을 받고 그린 12폭 <흥선대원군 이하응필 묵란도>가 있습니다. 그림은 2폭씩 대칭구도를 이루도록 배치되어 있는데, 각 폭에는 다양한 괴석과 난초가 어우러져 있지요. 난초잎은 뿌리에서 촘촘히 자라나 위로 한껏 기세를 뿜으며 부드럽게 퍼지게 표현되었는데, 흥선대원군의 후기 난초 모습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흥선대원군의 서체는 추사 김정희의 영향을 받았으나 만년에는 자신만의 독특한 경지를 선보였는데, 행서(行書)로 쓴 묵란도 병풍의 그림 제목이 바로 그 특징을 잘 나타내주고 있지요. 이 병풍은 드물게 보는 12폭 병풍으로 각 폭의 아랫부분이 약간씩 상했으나 그림 부분의 보존 상태는 매우 양호한 편입니다. 전체적으로 돋보이는 화면 구성, 활달하고 분방한 필치, 유려한 용묵법 등 흥선대원군 노년기의 원숙한 묵란(墨蘭) 양식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