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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한복 저고리, 소매 솔기를 뜯고 벗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32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일찍이 어른들의 말을 들으니, 옛날에는 여자 옷을 넉넉하게 만들어서 시집올 때 입었던 옷을 죽어서 염할 때에도 쓸 수 있었다고 한다. (중간 줄임)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아서 새옷을 시험삼아 입어 보았더니, 소매에 팔을 넣기가 몹시 어려웠고 한 번 팔을 구부리니 솔기가 터졌다. 심지어 간신히 입고 나서 조금 있으면 팔에 피가 통하지 않아 부어올라서 벗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소매 솔기를 뜯고 벗기까지 하니 어찌 그리도 요망스런가?”




위는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1741-1793)의 《청장관전서》 부의(婦儀)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오랫동안 전통적으로 입어온 한복 저고리는 시대에 따라 형태가 달라졌는데, 특히 저고리의 길이가 크게 변하였지요. 조선 초기인 1580년 무렵 청주 한씨 덧저고리의 길이는 무려 81cm나 되었고 선조 때인 1589년에 그려진 감로탱에 나오는 여인들의 저고리도 무척 길지요. 그렇게 길었던 저고리가 점점 짧아지더니 1780년 무렵에는 27cm, 1890년대는 무려 19.5cm로 짧아지다가 급기야 1900년대는 14.5cm까지 짧아져 젖가슴이 보일 정도로 섹시한 저고리가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짧은 길이에 더해 소매도 직배례로 좁아 이덕무 말처럼 혼자 입기도 벗기도 어려운 불편한 옷이 되어버립니다. 그러자 저고리는 다시 26cm 정도로 길어지기 시작하고 배례도 팔굽 부분이 붕어배처럼 둥그런 붕어배례가 되기도 하여 입고 벗기가 편한 옷으로 바뀌었습니다. 사람과 관계된 세상의 모든 것들은 유행이 있기 마련인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