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여러분은 조선 5대궁의 하나인 경희궁에 가보셨나요? 경희궁(慶熙宮)은 광해군 때 창건한 궁궐로 처음에는 경덕궁(慶德宮)이라 불렸지만 영조 때 지금의 이름인 경희궁으로 고쳐 불렀습니다. 그 경희궁의 정전은 숭정전(崇政殿)입니다. 숭정전은 경종, 정조, 헌종의 즉위식이 열렸고 비운의 소현세자가 혼례를 치른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경희궁은 일제가 철저히 파괴했습니다. 궁궐에 동물원을 만든 창경궁은 물론
총독부를 지어 훼손한 경복궁처럼 모든 궁궐이 피해를 봤지만 특히 경희궁은 거의 흔적이 남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특히 정문인 흥화문은 이등박문을
기리는 절 박문사 정문이 되었다가 신라호텔에서 영빈관 정문으로 쓰였습니다. 그 뒤 경희궁 복원 사업 과정에서 경희궁터로 옮겨왔지요.
또 정전 숭정전은 일제가 중학교로 쓰다가 조계사로 넘겨졌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동국대 안에 정각원이란 이름의 법당으로 남아
있습니다. 대신 경희궁 터에 있는 숭정전은 원래의 건물이 아니고 1980년 경희궁 복원 사업 과정에서 새롭게 지은 것이지요. 이렇게 일제는
조선을 망가뜨리고 식민지로 가두기 위해 궁궐의 훼손을 철저히 진행했는데 경희궁은 정말 비운의 궁궐이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