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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따뜻한 마음이 드러나는 공재 윤두서의 그림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3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해남 윤씨문헌(海南尹氏文獻) 공재공행장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그해 마침 해일(海溢)이 일어 바닷가 고을은 모두 곡식이 떠내려가고 텅 빈 들판은 벌겋게 황톳물로 물들어 있었다. 백포(白浦)는 바다에 닿아 있었기 때문에 그 재해(災害)가 특히 극심하였다. 인심이 매우 흉흉하게 되어 조석 간에 어떻게 될지 불안한 지경이었다. 관청에서 비록 구제책을 쓰기는 했으나 역시 실제로는 별다른 혜택이 없었다.”  

이에 공재 윤두서는 마을사람들에게 함께 산의 나무들을 베어내고 소금을 구워 살길을 찾도록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한마을 수백호의 주민이 이에 도움을 받아 모두 굶어죽지 않고 살아나 떠돌아다니거나 죽는 일이 없게 되었지요. 공재는 단순히 곡식을 나누어주는 것으로 가난한 이들을 구하는 도리를 다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스스로 일을 해서 기근을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왔던 슬기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공재는 “옛 그림을 배우려면 공재로부터 시작하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림에 뛰어났습니다. 또 공재의 그림을 보면 나물캐기, 짚신삼기, 목기깎기, 돌깨기 같은 풍속화를 많이 그렸는데 어려운 삶을 사는 백성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그림들이지요. 거기에 더하여 공재는 말을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며 타기조차 삼갈 뿐더러 ‘백마도’, ‘어린 새끼와 말’ 같은 그림도 그려 동물에게조차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보면 공재는 그림을 그리는 것조차도 그의 따뜻한 마음이 드러나는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