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제주도는 제주도 사람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보여줍니다. 그것은 제주도 사람들이 살던 집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데 “초집”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초집”이란 초가집을 말하는데 바람과 싸우면서 살아온 제주도 사람들의 삶의 표현이지요. 가장 큰 특징은 층층이 쌓인 띠와 가로세로 일정한 간격으로 정교하게 엮인 밧줄입니다.
바로 이 초집은 한라산 기슭 풀밭에서 나는 띠로 2년에 한 번씩 새롭게 입니다. 그런데 지붕을 이는 때는 10월에서 12월 초까지의 천화일(天火日)을 피해서 하지요. 천화일이란 자(子)ㆍ오(午)ㆍ묘(卯)ㆍ유(酉) 자가 들어간 날로 “멸망일”로 여겨 지붕을 손보지 않습니다. 만일 이날 지붕을 손보면 불이 나거나 큰일이 나서 집안이 망한다고 믿는 것이지요.
다만 지금은 이 초집도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 까닭은 군사정권 시대 새마을운동의 하나로 지붕개량하면서 슬레이트지붕으로 바뀌기도 했고, 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현대식으로 바꾼 까닭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초집이 없어지면서 제주도만의 정겨운 대문인 “정”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 이런 제주도만의 독특한 문화는 성읍마을이나 민속박물관에 가야만 볼 수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