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광주박물관에 가면 전라남도 화순군 대곡리 영산강 구릉 청동기시대의 무덤 유적에서 출토된 국보 제143호 “화순 대곡리 청동기일괄(靑銅器一括)”이 있습니다. 1971년 동네 배수로를 설치하다 나무관이 놓여 있는 토광묘(土壙墓)에서 함께 출토된 것들로 이 유적에서 출토된 목관 조각으로 측정된 방사성탄소연대 측정과 출토 유물의 조합 관계로 보아 대체로 BC 3세기 후반경의 유적으로 추정됩니다.
이때 출토된 유물 가운데 세형동검(청동검) 3점, 청동팔령두 2점, 청동쌍령구 2점, 청동손칼(청동삭구) 1점, 청동도끼(청동공부) 1점, 잔무늬거울(청동세문경) 2점이 국보로 지정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청동팔령구는 8각형의 별모양으로 생겼는데, 각 모서리에 방울이 달려 있지요. 그 안에 청동구슬을 넣어 흔들면 소리가 나는 것으로, 주술적・종교적인 의식용 도구로 보이며, 방울 표면에는 고사리무늬가 새겨져 있습니다. 청동쌍령구도 양끝에 방울이 있고 마찬가지로 그 안에 청동구슬이 있어 흔들면 소리가 납니다.
잔무늬거울(청동세문경)은 상태가 양호하며, 거울 뒷면에 기하학적인 무늬와 거울을 매달 때 사용하는 두 개의 끈이 달려 있습니다. 대곡리에서 출토된 청동유물들은 종류가 다양하고 제작기법이 뛰어나 우리나라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일괄유물로서 당시 금속공예 기술이 높은 수준에 이르렀음을 잘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