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분명한 독살로 보는 것은 고종의 죽음입니다. 1907년 7월 20일 헤이그밀사 사건의 책임을 추궁하는 일제의 강압에 못 이겨 고종은 순종에게 왕위를 넘겨주게 됩니다. 이후 독립운동가들과 함께 고종은 망명을 꾀했지만 1919년 1월 21일 새벽 6시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망명은 수포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윤치호의 일기에 따르면 고종이 죽은 뒤 그 주검은 처참했는데, 팔다리가 심하게 부어올라 바지를 찢어야 했고, 이가 빠지고 혀가 닳아져 있었다고 하지요. 또한 검은 줄이 목에서 배까지 30cm가량 나 있었다고 했습니다.
고종이 죽은 것은 궁녀가 올린 식혜를 마시고, 갑자기 복통이 일어나 괴로워하다가 반시간 만에 죽었습니다. 그런데 고종이 죽던 날 궁에 숙직했던 인물 이완용은 어의 안상호에게 집안의 미친개를 처리한다면서 독약 두 개를 받았다고 하는데 이것이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고종에게 식혜를 올렸던 궁녀 둘은 얼마 지나지 않고 의문의 죽음을 맞습니다.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일제가 고종의 죽음을 숨겼다가 하루 뒤에야 '신문 호외'를 통해 뇌일혈로 죽었다고 밝힌 것입니다. 이를 보면 고종이 일제와 매국노에 의해 독살되었음은 분명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