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남해안의 통영과 거제도를 중심으로 한산도ㆍ사량도ㆍ갈도 따위의 섬 지방에서 예로부터 지내는 마을굿의 하나로 국가무형문화재 제82-4호 “남해안별신굿(南海岸別神굿)”이 있습니다. 마을의 평안과 풍어를 비손하는 이 굿은 주로 음력 정월 초에 거행되는데 마을에 따라 1년 또는 2~3년에 한 번 갖는 큰 굿이지요. 별신굿의 ‘별신’은 현지에서 ‘별손ㆍ벨손ㆍ벨신’ 따위로도 부르는데, 이 굿은 개(바다)를 먹이는 굿이라고 합니다. 동제(洞祭)가 마을 수호신을 모시는 것에 견주어 여러 신을 모시는 축제 성격이 강하지요.
굿은 세습무가 주관하나 동해안 지역처럼 집단을 이루지 않고 주무(主巫) 1명 외에, 여러 명의 조무(助巫)가 함께 하고 악사는 장구, 북, 징, 꽹과리는 물론 삼현육각이 꾸려집니다. 남해안별신굿은 무당의 노래가 뛰어나고 반주악기에 북이 함께 하는 것이 특징이지요. 무녀는 부채ㆍ무령(신방울)ㆍ신칼ㆍ손대 같은 무구(巫具)를 씁니다.
굿의 순서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보통 굿은 부정굿ㆍ골맥이청좌굿ㆍ당맞이굿ㆍ화해굿ㆍ각댁성주굿ㆍ천왕굿ㆍ심청굿ㆍ손님굿ㆍ황제굿ㆍ부인곤반굿ㆍ용왕굿ㆍ꽃노래굿ㆍ대거리굿 따위의 큰 규모로 진행되고 신앙성이 뛰어나며 예술성 높은 무악(巫樂)을 들려주지요. 추는 춤이 다양하고 익살스런 대화와 몸짓처럼 오락성이 강한 “동해안별신굿”과 달리 사설이나 재담을 가급적 절제하여 굿이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지만, 한 거리가 끝날 때마다 악사와 주민들이 어울려 놀이마당을 이루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