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52년 동안 왕위에 있었던 영조임금의 어머니는 궁궐 안에서 우물물을 길어 나르던 무수리 최 씨였습니다. 그녀는 임금인 숙종의 눈에 들어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이 바로 연잉군(延礽君)이었고 뒤에 임금이 된 것이지요. 그 숙빈 최 씨(1670~1718)가 숙종 44년에 죽어 양주 고령동 옹장리(현 경기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에 묻혔습니다. 이때는 영조가 즉위하기 전이라 묘(墓)라 하였다가 영조 29년(1753년) 소령원(昭寧園)으로 봉해졌지요.
이 소령원을 그린 묘산도가 성남의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있는데 “숙빈최씨 소령원도(淑嬪崔氏 昭寧園圖)”로 보물 제1535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소령원도(昭寧園圖)>는 산도(山圖, 묘지를 그린 그림)처럼 그렸으며 가운데 묘소와 왼쪽에 제청(祭廳), 오른쪽에 비각(碑閣)을 배열하고 아래쪽에는 논밭이 그려져 있습니다. 함께 보물이 된 <묘소도형여산론(墓所圖形與山論)>은 매 위에는 제목을 쓰고, 가운데엔 산도를 그리고, 아래에는 산론(山論, 천문ㆍ지리ㆍ음양오행ㆍ풍수에 관한 내용)을 적었습니다. 이 그림은 길지(명당)를 택하는 과정에서 그린 것으로 짐작되며, 1718년에 제작된 원본일 것이라고 합니다.
또 <소령원화소정계도(昭寧園火巢定界圖)>는 능원에 산불이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정한 거리까지 풀과 나무를 불살라 없애는 화소(火巢)를 표시한 것입니다. 그리고 <소령원배치도(昭寧園配置圖)>는 소령원의 석물 배열을 나타낸 그림이지요. 봉분 주변의 담장과 비석, 혼유석, 상석, 장명등, 망주석, 문인석 등을 실제 위치에 맞추어 그렸습니다. 이 네 가지 그림은 닥종이에 그려진 회화식 지도로써 의궤와 더불어 왕실 원묘와 관련된 중요한 시각자료로 가치가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