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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농경문 청동기”에 새겨진 그림은 무엇일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51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청동기시대초기 철기시대(서기전 3세기경) 무렵에 만든 것으로 보이는 보물 제1823 농경문 청동기(農耕文靑銅器)”가 있습니다. 한 면에 밭을 일구는 남성과 새 잡는 여성, 다른 한 면에는 나뭇가지 위에 새가 앉아 있는 장면을 새긴, 의례 때 사용하는 도구로 여겨지는 유물입니다. 크기는 남은 길이 7.3, 너비 12.8, 두께 1.5입니다. 아랫부분이 떨어져 없어졌으나 같은 시기의 다른 청동기와 달리 당대의 생업과 종교의식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과 정교하게 만들어 문화사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지요.


    

 

남성이 밭을 일구는 모습은 한 해가 시작되는 이른 봄에 풍요를 비손하는 농경의례 가운데 씨뿌림을 나타낸 것으로, 조선 후기 함경도, 평안도 지역에서 하던 나경(裸耕, 벌거벗고 밭을 가는 행위)을 떠올립니다. 그 아래 사람은 가을에 추수하는 여성을 나타낸 것으로 보이는데, 그 옆 여성 앞에는 항아리가 놓여 있습니다. 뒷면에는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새 모양이 있는데 이는 아마도 소도(蘇塗, 솟대)를 나타낸 것으로 생각됩니다.

 

농경문 청동기의 주된 무늬는 돋을새김(양각)으로 새겼고 각 면의 테두리 무늬는 오목새김(음각)으로 새기고 있어 고리를 매단 방식과 함께 상당히 복잡한 주조법으로 만들었을 것으로 봅니다. 농경문 청동기는 앞선 청동주조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의 청동기에서는 볼 수 없는 풍부하고도 생생한 문화상을 나타내고 있는데 농경 사회에서 생산의 풍요를 비는 의례 때 샤먼과 같은 지도자격 인물이 사용한 의례 때 쓰던 도구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