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전남 여수의 흥국사 원통전에는 조선 후기의 불화 보물 제1332호 “흥국사 수월관음도 (興國寺水月觀音圖)”가 있습니다. 비단 바탕에 채색한 것으로 세로 224㎝, 가로 165㎝의 크기입니다. 18세기 최고 화승으로 꼽히던 의겸(義謙) 스님 등이 1723년(경종 3)에 그렸지요. 화기(畵記)에 ‘흥국사관음전상단후불(興國寺觀音殿上壇後佛)’이란 이름과 ‘모든 중생(衆生)이 극락국(極樂國)에 태어나 무량수(無量壽)를 친견(親見)하고 불도(佛道)를 이루기를 원한다.’는 기록이 적혀 있습니다.

재난과 질병을 막아 주는 관음보살은 백의관음(白衣觀音), 수월관음, 천수관음(千手觀音) 등으로 나뉘는데, 그 자세는 좌상과 입상이 있습니다. 좌상으로 그려진 것은 대부분 수월관음도로, 관음보살과 선재동자(善財童子: 화엄경에 나오는 구도자)로 구성된 형식이며, 글자 뜻 그대로 달이 비친 바다 가운데 금강보석에 앉아 있는 관음보살을 그린 그림이지요.
이 흥국사 수월관음도에는 둥근 몸광배를 하고 있는 관음보살이 화면 가운데를 가득 채우고 있으며, 오른 무릎 아래쪽에는 선재동자가 허리를 약간 구부린 채 합장하고 서 있습니다. 맨 아래쪽에는 일렁이는 물결이 묘사되어 있고, 관음보살의 양팔 좌우로는 푸른 대나무와 버들가지가 꽂힌 꽃병과 새가 그려져 있습니다. 조선시대 관음도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따르고 있는데, 안정된 구도와 함께 조화로운 배색으로 화려함과 따뜻한 느낌을 주며,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