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설악산에 백 길 폭포가 떨어지니 / 雪嶽飛流百丈垂
현란한 무지개 내려와 맑은 물결 위에 떠있겠네 / 亂虹交下汎淸漪
가상하구나 봉정암의 승려는 / 可憐鳳頂緇衣子
아직도 선생께서 은거하실 때를 기억하고 있으리 / 尙憶先生遯世時
이는 강한(江漢) 황경원(黃景源, 1709~1787) 선생의 《강한집(江漢集)》에 실려 있는 설악산을 읊은 시입니다. 설악산은 금강산에 눌려 그 아름다운 모습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옛 시인 묵객들이 설악을 노래한 시는 많이 있습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설악산은 산 전체를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데 강원도 인제군, 양양군, 속초시에 걸쳐 있습니다. ‘설악(雪嶽)’이란 이름은 주봉인 대청봉(1,708m)이 1년 가운데 대여섯 달 동안 눈에 덮여 있어서 붙은 이름이지요.
웅장하고 아름다운 설악산 천연보호구역의 식물은 약 1,013종으로 신갈나무, 당단풍나무, 졸참나무, 서어나무 따위의 활엽수림과 소나무, 잣나무, 분비나무 따위의 침엽수림이 섞여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밖에 금강배나무, 금강봄맞이, 금강소나무, 등대시호, 만리화, 눈설악주목, 설악아구장나무, 설악금강초롱, 솜다리 같은 특산물 65종, 눈측백 노랑만병초, 난쟁이붓꽃, 난사초, 한계령풀 따위의 희귀식물 56종도 자라고 있지요. 또한 동물은 1,562종으로 반달가슴곰, 사향노루, 산양, 수달, 하늘다람쥐, 황조롱이 따위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