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충남 공주시 반포면에 가면 724년(신라 성덕왕 23) 회의(懷義)가 세웠다는 지금은 폐사된 청량사터가 있습니다. 이 청량사터에는 보물 제1285호 칠층석탑과 보물 제1284호 오층석탑 등 2기의 석탑이 남아있지요. 이 두 탑을 가리켜 ‘오누이탑’ 또는 ‘남매탑’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 탑에는 전설이 전해져 옵니다.
백제 왕족 출신인 상원이라는 스님은 목에 뼈가 걸린 호랑이를 구해주었습니다. 호랑이는 이에 대한 보답으로 아리따운 처녀를 업어다 주었는데, 스님은 추운 겨울이라 돌려보내지 못하고 봄까지 기다렸다가 집에 데려다주었지요. 처녀의 아버지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며 함께 살기를 부탁하였으나 스님은 처녀와 의남매를 맺고 함께 수행에 정진하였는데 이들이 입적한 뒤 사리를 모아 두 기의 탑을 세웠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칠층석탑은 1단의 기단(基壇) 위에 7층의 탑신(塔身)을 세워 두었으며, 전체적으로 폭이 좁고 길쭉한 형태입니다. 전체적인 수법으로 보아 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터 석탑, 국보 제289호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으로 이어지는 석탑 양식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부 없어진 부분이 있지만, 위로 올라가면서 과감하게 생략된 부분이 있고, 세부적인 조각수법이 일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고려 중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