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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한 줄기 긴 하늘이 골짜기에서 뿜어 나오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61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一派長天噴壑礱(일파장천분학롱) 한 줄기 긴 하늘이 골짜기에서 뿜어 나와

   龍湫百仞水潨潨(용추백인수총총) 폭포수 백 길 물이 쏟아져 나오네

   飛泉倒瀉疑銀漢(비천도사의은한) 나는 샘이 거꾸로 쏟아져 은하수 같고

   怒瀑橫垂宛白虹(노폭횡수완백홍) 성난 폭포는 가로로 드리워 완연히 흰 무지개네

   雹亂霆馳彌洞府(박란정치미동부) 어지러운 우박과 날뛰던 번개가 골짜기에 가득하고

   珠舂玉碎澈晴空(주용옥쇄철청공) 부서진 구슬과 옥이 맑은 하늘에 맑네

   遊人莫道廬山勝(유인막도여산승) 나그네야, 여산이 낫다고 말하지 말라

   須識天磨冠海東(수식천마관해동) 모름지기 천마산이 해동에서 으뜸임을 알아야 하리


 

이 시는 송도삼절(松都三絶)의 하나인 박연폭포의 아름답고도 힘차며 깨끗함에 대해 황진이는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한 줄기 긴 하늘이 골짜기에서 뿜어 나와 백 길이나 되는 폭포수가 우렁차게 쏟아져 나옵니다. 하늘을 나는 샘물이 거꾸로 쏟아져 내리니 하늘에 뜬 은하수 같고, 성난 폭포는 가로로 물길을 드리워 완연히 흰 무지개가 뜬 것 같지요. 우박이 어지럽게 떨어지고 번개가 요란하게 쳐 대는 물벼락이 골짜기를 채우고, 옥과 구슬을 부숴 만든 듯한 물방울이 맑은 하늘에 맑게 흐릅니다.

 

박연폭포가 이렇게 장엄한 모습이니 나그네는 중국의 명산인 여산(廬山)만 좋다고 말하지 말라고 합니다. 모름지기 우리나라에서 송도 천마산이 으뜸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태어난 날과 죽은 날을 모르는 황진이(黃眞伊)는 조선 중종 때 재색을 겸비한 조선조 최고의 명기로 본명은 진()이며, 기명(妓名)은 명월(明月) 입니다. 박연폭포서경덕과 함께 송도삼절(松都三絶)”이라 일컫는데 선비들과 한시로 대화했다고 하지요. 황진이의 한시 작품으로 이 박연(朴淵)말고도 영반월(詠半月), 등만월대회고(登滿月臺懷古), 여소양곡(與蘇陽谷)따위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