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2월 1일. 일본에 처음으로 텔레비전 방송이 전파를 내보냈다. 텔레비전 드라마는 방송국 문을 연지 3일 만에 내보냈는데 일본 최초의 텔레비전 드라마 ‘산길의 피리’를 시작으로 일본의 텔레비전 드라마 역사의 막이 오른 것이다. 당시 드라마는 아직 녹화 기술이 여의치 않아 모두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바람에 배우나 제작진 모두 진땀을 흘려야했다.
녹화 기술은 5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겨우 VTR이 도입되어 가능해졌다. 1959년 일본 황실의 황태자 결혼식을 계기로 텔레비전 보급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이후 70년대 들어서 드라마 제작의 다양화가 꾀해져 이 시기를 일본 드라마의 황금기라 부를 만큼 다양한 작품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서서는 버블경제의 영향과, 이라크 전쟁, 한신대지진 등 악재가 겹쳐 이전 시대의 다양성 보다는 뉴스 위주의 방송이 큰 자리를 차지했고 드라마는 뒷전에 밀린 느낌이 됐다. 사회가 시끄럽고 경기가 안좋은 탓인지 드라마 소재는 근친상간 등 그간 터부시 되어온 연애 등을 중심으로 잔잔한 연애드라마가 유행했다.
2000년도 들어 <겨울연가, 일본이름 후유노소나타> 등 한류드라마가 안방극장을 휩쓰는 바람에 일본의 연애드라마는 꼬리를 내리고 그 대신 병원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뜨기 시작했다. 일상의 이야기들이 텔레비전 소재로 등장한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64년 전인 1953년, 텔레비전 등장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드라마 역사’의 변천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도쿄 와세다대학 “연극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5월 13일부터 8월 6일까지 볼 수 있고 입장은 무료다.
와세다대학 연극박물관은 1928년에 세워진 아시아 유일의 연극전문박물관으로 연극관련 장서 100만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 박물관은 일본 최초로 셰익스피어 전집 40권을 완역한 때인 1928년 세워졌다. 소설가이자 연극, 무용, 아동극, 미술, 교육학 등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한 츠보우치 쇼요(坪内逍遙, 1880 ~ 1935) 박사의 70살을 맞이하여 세운 이 박물관의 정식 이름은 정식 이름은 ‘츠보우치 박사기념 연극박물관’이다. 와세다대학 구내에 있으며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