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주시 경주국립박물관에는 보물 제626호 “황남대총 북분 금제 고배 (皇南大塚北墳 金製高杯)”가 있습니다. 이 고배는 우리말로 “굽다리접시”라고 하는데 경주시 황남동 미추왕릉 지구에 있는 삼국시대 신라 무덤인 황남대총에서 발견된 것이지요. 황남대총은 2개의 봉분이 남ㆍ북으로 표주박 모양으로 붙어 있습니다.
높이 10㎝, 주둥이 지름 10㎝, 무게 169g의 이 금제 굽다리 접시는 북쪽 무덤에서 발견되었지요. 토기 굽다리 접시의 형식을 따라 반구형 몸통 밑에 나팔형 굽다리를 붙인 전형적인 양식이지만, 꾸밈이 더해지고, 금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일상생활에서 썼던 실용품이라기보다는 껴묻거리(부장품)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아가리 부분은 밖으로 말아 붙였고, 나뭇잎 모양 꾸미개 7개를 2개의 구멍을 통하여 금실로 꿰어 달았습니다. 굽다리는 작은 편으로 상ㆍ하 2단으로 되어 있는데, 각각 사각형 모양의 창을 어긋나게 뚫어서 꾸미는 신라 굽다리 접시의 형식을 하고 있지요. 이 황남대총의 금제 굽다리접시 같은 예는 아직 출토된 적이 없는 유일한 것으로 탁월한 조형성을 보여주고 있어 당시 황남대총 금속공예 기술의 수준과 역량이 높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