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국보 제166호 “백자 철화매죽무늬 항아리”가 있습니다. 이 항아리는 높이 41.3㎝, 입지름 19㎝, 밑지름 21.5㎝의 크기로 아가리 가장자리가 밖으로 말렸고, 목 부위의 경사면부터 풍만하게 벌어졌다가 서서히 좁아진 둥근 몸체의 멋진 항아리입니다. 매화, 대나무의 모양이나 밝은 유약색으로 보아 경기도 광주군 관음리 가마에서 빚은 것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짙고 옅음이 있는 검은 물감으로 목과 어깨 부분에 구름무늬와 꽃잎무늬를 돌렸고 아랫부분에는 연속된 파도무늬로 장식했습니다. 또 몸체의 한 면에는 대나무를, 다른 한 면에는 매화등걸을 각각 그려 넣었지요. 그림 기법은 윤곽을 그리고 그 가운데 칠하는 구륵법(鉤勒法)과 윤곽을 그리지 않고 직접 대상을 그리는 화법 몰골법(沒骨法)을 썼습니다.
유약은 푸르름이 감도는 유백색(乳白色)으로, 전면에 고르게 씌워져 은은한 광택이 납니다. 굽다리에는 모래받침을 받쳐 구운 흔적이 남아 있지요. 이러한 항아리의 형태는 16세기의 분청사기에서 주로 보이며, 특히 중국 명나라 때의 항아리와 비슷한 모양입니다. 매죽무늬의 원숙한 솜씨로 미루어보아 궁중화원(畵員)의 그림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무늬와 형태가 잘 어울리는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 받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