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최응천)은 올해 2월 4일에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 소장 <혼례용 단령>을 기증받아 2월 25일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윤성용)에 인계하였다.
이번에 돌아온 <혼례용 단령>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하 재단)이 2016년부터 2년 동안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2018년에 국내로 들여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보존처리를 마친 단령 두 점 가운데 한 점이다. 테오필 가우스(Theophil Gaus)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의 선교박물관장은 지난해 12월 이 단령의 유물상태를 고려하여 한국에서 연구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재단에 전하고, 올해 2월 단령을 재단으로 정식 기증하였다.
이로 인해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은 2018년 조선시대 보군이 입었던 <면피갑>을 국내에 기증한 데 이어서 <혼례용 단령>을 기증함으로서 또 한 번의 모범적인 문화재 반환 사례를 남기게 되었다.


기증된 단령은 1960년을 전후한 시기에 사용했던 남성용 혼례복으로, 1959년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에서 우리나라 왜관수도원(경북 칠곡군)으로 파견된 독일인 보나벤투라 슈스터 수사(Br. Bonaventura Schuster, 한국명 주광남)에 의해 수집되었다.
그는 1984년에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으로 복귀하고 나서 1987년에 선교박물관에 이 단령을 기증했으며, 1990년에 다시 왜관수도원으로 돌아와 수도생활을 하고 있다. 재단은 본 단령이 1960년대 민간 혼례복에 대한 연구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보나벤투라 수사가 소속된 왜관수도원(박현동 아빠스) 측과 협의하여 이 단령을 보존처리한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유물을 인계하였다.
겉감은 비단이고, 안감은 1960년대에 유행한 인조비단(비스코스레이온)을 사용한 이 <혼례용 단령>은 6·25 전쟁을 겪으면서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개량화된 복식으로, 당시 시대 상황을 알려줄 수 있는 귀한 자료로 평가된다. 복식사 전문가들은 이 <혼례용 단령>에 대해 “관복용 단령이 아닌 6·25 전쟁 이후 민간에서 사용했던 남성 혼례용 단령으로, 오늘날 국내에 남아 있는 것이 많지 않아 희소가치가 있다.”라고 평했다.
국립민속박물관 유물과학과 오준석 학예연구관은 “전시로 인해 직사광선에 장기간 노출되었고 현지 수장고 시설이 열악하여 직물 손상이 매우 심했다.”라고 설명하며 “앞으로 1960년대 혼례복 연구자료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