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나석주 의사 편지 및 봉투」, 「대전육교(상ㆍ하행선)」, 「세종 부강성당」, 「구 경성제국대학 부속 생약연구소 제주도 시험장」, 「구 목포세관 본관 터 및 창고」 등 5건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한다. 그리고 「근대기 진전 봉안 어진」과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4․19 혁명 계엄 선포문」,「4․19 혁명 부상자 명단(고려대학교 4․18 학생 의거)은 등록 예고한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88호인 「나석주 의사 편지 및 봉투」는 1926년 12월 동양척식주식회사와 조선식산은행에 폭탄 투척을 하려는 의열단원 나석주 의사의 거사 계획 관련 편지와 봉투 8건으로, 1924년부터 1925년까지 나석주 의사가 백범 김구 등과 주고받은 것들이다. 일제강점기 의열투쟁을 한 독립운동가들이 직접 남긴 기록이 적은 상황에서, 나석주 의사의 투쟁 활동 경위와 일제 착취기관을 폭파하려는 준비상황을 볼 수 있는 귀한 자료로, 나석주 의사의 항일독립정신과 일제강점기 의열단원들의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쟁의 흔적을 후대에 전해주는 중요한 자료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83호가 된 「대전육교(상ㆍ하행선)」은 1969년에 건설된 경부고속도로의 시설물로, 근대 산업화의 상징성과 함께 건설 당시 국내 최고 높이의 아치 교량으로서 우리나라 근대기 토목기술 역량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값어치가 크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84호가 된 「세종 부강성당」은 1962년 현재의 성당 건물이 건축되기 이전에 본당으로 사용되었던 한옥 건물이 함께 자리 잡고 있어 건축사적 측면에서의 희소성과 함께, 당시 지역사회의 천주교 선교와 관련한 시대적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어 종교사적 측면에서도 보존 가치가 높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85호인 「구 경성제국대학 부속 생약연구소 제주도 시험장」은 약초를 재배,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립된 시설로 당시 작성된 ‘경성제국대학부속생약연구소시험장배치도’를 통해서 건축적 상황을 이해할 수 있으며, 건축물의 정면성을 강조하기 위해 포치에 표현한 마감재의 디테일 등이 특징적이다. 또한 제주학 연구의 개척자로 알려진 나비박사 석주명선생이 근무(1943년∼1945년)했던 곳으로서 지역사(인물)적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86호인「구 목포세관 본관 터 및 창고」는 대한제국 시기 개항(開港)과 함께 목포에 설치․운영되었던 ‘세관’ 청사 건물과 관련시설의 흔적들로, 축항(築港) 시설 등과 함께 근대기 개항도시에서의 중요한 건축사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등록문화재로서의 값어치가 크다.
등록예고된 「근대기 진전 봉안 어진」은 당시 가장 중요하게 여겨온 온 왕실 회화로서 조선왕조의 정통성과 권위를 표상하는 것으로, 태조어진(홍룡포본)ㆍ원종어진ㆍ순조어진ㆍ순종어진의 모두 4건 4점이다. 6·25 전쟁이 일어나자 부산으로 소개(疏開)하였으며 전쟁 직후 보관창고 화재로 부분적으로 훼손되었으나 용안의 일부와 곤룡포ㆍ신발ㆍ용상ㆍ채전 등의 색채와 문양 등이 잘 보존되어 역사ㆍ예술ㆍ학술면에서 값어치가 크다.
* 소개(疏開): 적의 공습이나 화재 따위에 대비해 분산시키다
* 채전(彩牋): 무늬가 있는 바닥의 카펫
① 태조어진(홍룡포본)은 함경남도 영흥의 준원전(濬源殿)에 봉안되어 있던 태조어진을 1900년도에 본떠 그린 것으로, 조선 초기 중년기의 태조의 모습이라서 희소하다. ② 원종어진은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추존왕)의 어진으로서 왕자군(王子君)만 사용할 수 있었던 백택(白澤)이 달린 흑단령(黑團領)을 입은 모습으로 17세기 초반의 공신상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 특이하다. ③ 순조어진은 절반 이상이 불에 타 얼굴을 확인할 수 없으나, 표제가 남아있어 순조어진임을 알 수 있다. ④ 순종어진은 일제강점기에 제작되었지만, 조선왕조의 제작 전통에 따라 진전 봉안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조선왕조의 마지막 어진 제작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귀한 자료이다.
* 백택(白澤): 왕자나 군의 관복(흉배)에 새긴 상상의 동물문양
* 흑단령(黑團領): 조선 시대 벼슬아치가 입던 깃이 둥근 검은색 옷
* 진전(眞殿): 역대 임금과 왕비 초상화를 모시던 건물
* 봉안(奉安): 받들어 모셔 둠
아울러, 4ㆍ19 혁명 유산으로 등록 예고되는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4ㆍ19 혁명 계엄 포고문」은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에서 관련기관에 의뢰하여 수집한 자료로 당시 비상계엄포고문 12종, 훈시문 1종, 공고문 3종, 담화문 2종 등 모두 19종이다. 4월 19일 오후 5시 계엄선포문을 시작으로 집회 해산, 등교 중지, 통행금지, 언론ㆍ출판 통제 등의 포고문과 공고문이 연이어 발표되다가 4월 26일 대통령 사임 발표 이후 점차 통제가 와해된 내용을 날짜와 시간순으로 알 수 있다. 4월 혁명기 비상계엄하의 사회상과 국가의 대국민 관리ㆍ통제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값어치가 있다.
「4․19 혁명 부상자 명단(고려대학교 4․18 학생 의거)」은 4‧19 혁명 하루 전에 일어난 ‘4‧18 고려대 데모’를 중심으로 시위에 참가한 고려대학교 학생 부상자 명단 초안 2종과 이를 정리한 정서본 1종이다. 초안(1)은 부상자 명단이 학과ㆍ학년ㆍ번호ㆍ이름ㆍ장소ㆍ맞은 정도 항목에 따라 작성한 것으로 필체와 필기도구가 다양하다. 초안(2)는 1면 위에 ‘4월 18일 부상자 명단’이라고 쓰여 있는데, 같은 필체로 보아 한 사람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서본은 ‘4·19 의거 시 부상한 학생’이라는 제목으로 초안 내용을 수정 또는 보완해 재정리한 것이다. 해당 유물은 4월 18일 고려대 학생들이 국회의사당까지 시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정치깡패의 습격을 받은 정황(부상 장소, 맞은 도구, 맞은 정도 등)을 자세히 알 수 있어 ‘4·19 혁명’을 이해하는 데 역사적으로 가치가 크다.
문화재청은 국가등록문화재로 예고된 「근대기 진전 봉안 어진」,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4ㆍ19 혁명 계엄 포고문」, 「4․19 혁명 부상자 명단(고려대학교 4․18 학생 의거)」를 30일 동안의 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ㆍ등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