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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청소년들이 카메라의 시선으로 관찰한 팬데믹

유네스코 아태교육원 사진교실 사진전 <관찰일기> 11월 2일부터 류가헌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밖으로 나가, 매일 걸어 다니던 길을 아주 아주 천천히 거닐며 눈에 담아보았습니다. 내 옆에 곧게 뻗은 돌담과 그를 덮은 담쟁이 풀, 깜빡이는 초록색 신호등과 빨간 꽃들을 하나하나 관찰하였습니다. 돌담 속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새끼손톱보다 더 작던 이름 모를 꽃과 이웃들의 집 모양, 귤밭에 초록과 노랑의 어여쁜 색들의 조화 등 평소에 그냥 지나쳐 버렸던 것들이 이토록 아름답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18회 유네스코 아태교육원 사진교실에 참여한 가인(서귀포여자중학교 3학년)의 글이다. 가인이는 첫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허영한 작가님이 보여 준 한 장의 사진과 말이 잊히지 않았다. 사진은 분명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을 담고 있었는데, 익숙하다기보다는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밖으로 나가서 세상을 둘러보면 모든 것이 새로워 보인다”라는 작가님의 말에 따라, 기대를 하고 밖으로 나가 일상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매일 걸어 다니던 길의 풍경이 달라보였다.

 

‘새싹문구사’의 이름은 새싹 같은 연두색이었다. 코로나로 문을 닫은 가게의 철문은 짙은 하늘색인데,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들어가자 순간적으로 하늘색 무늬가 더해졌다. 출입문에 ‘마스크 안 쓰면 출입금지’라고 써 붙인 대로, 남학생은 흰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염병 유행의 풍경이었다. 찰칵.

 

 

 

 

 

유네스코 아태교육원 사진교실은 17개국 아시아태평양 지역 청소년들이 서로 오가며 사진으로 교류하는 체험학습이다. 하지만 작년에는 갑작스러운 코로나19 감염병 유행으로 인해서 2006년부터 17회 차를 이어온 사진교실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올해 6월부터 이어진 18차 사진교실은 국내에서 파주와 제주에 사는 청소년들과 함께 비대면 온라인교육으로 진행되었다. 상황의 부침 속에서 진행 계획 또한 여러 차례 연기되고 변경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성남훈, 유용예, 허영한 세 사진작가의 특강과 워크숍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청소년들은 ‘팬데믹 속 되돌아본 우리의 모습’이라는 주제로 파주와 제주, 자신들이 살고있는 지역과 생활공간 주변을 촬영했다. 소소하게나마 계속되는 이웃의 일상을 찍고, 교우의 확진으로 자가격리 중에는 창밖 풍경을 찍었다. 관찰하고 기록하고 표현하며, 사진과 함께 감염병 유행을 지나왔다.

 

11월 2일부터 류가헌 전시1관에서 열리는 사진전 <관찰일기>는 그 결과물이 전시로 선보여지는 것이다. 아태지역 청소년들로 하여금 문화다양성을 이해하고 소통하게 하려고 어려운 중에도 사진교실을 지속한 유네스코 아태교육원과 청소년들을 응원하는 발길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문의 : 02-720-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