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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을 마주하며 깨닫는 아침

[정운복의 아침시평 117]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요즘 산엔 산나리가 한창입니다.

보통 산나리라고 하지만 하늘나리, 중나리, 솔나리, 금나리, 애기나리….

모두 저마다의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오월의 장미가 향기를 뿌리고 난 빈자리에 여름 과일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오디와 딸기는 세월에 묻혀 자취를 감춘 지 오래고

사과와 복숭아가 아기 주먹만 하게 열매를 키워내고 있으며

텃밭의 고추도 가지가 부러지도록 실하게 열려 풍요로움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그저 어린 싹을 땅에 묻어놓았을 뿐인데 그 강인한 생명력이 놀라울 뿐입니다.

어찌 보면 사람이 심고 물주고 김매고 가꾸었을지라도

그 삶의 본질은 따사로운 햇볕이고 자비로운 대지이며,

은혜로운 비와 바람임을 압니다.

 

어쩌면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들의 대부분은

인간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여건과 환경 또한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자연재해 앞에 나약한 것 또한 인간임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거대한 것도 그러하지만 아주 작은 것에도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 갠 뒤 인도와 차도 사이의 아주 작은 틈

척박한 환경, 작은 모래 흙더미 속에서 앙증맞게 핀

민들레의 노란 꽃망울을 하염없이 내려다볼 때

우린 자기 삶에 대한 변명 거리를 늘어놓는 부끄러움을 반성하게 됩니다.

 

가끔 호미를 들고 흙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조금만 땅을 뒤집어 보아도

아주 작은 벌레를 비롯한 많은 생명체를 만나게 됩니다.

처음 보는 것들이 마냥 신기하기도 한데…. 세상엔 우리 눈에 잘 띄진 않지만

아주 많은 생명체가 구성원을 이루며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이는 것만이 진리는 아닙니다.

그리고 그 작은 생명 모두가 주어진 생에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살고 있겠지요.

어쩌면 우리가 누리고 있는 삶의 행복도

주변에 먹거리로 희생한 수많은 생명의 숭고한 노력이 들어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우리 삶 또한 어느 한순간도 함부로 할 수 없음을….

작은 것을 마주하며 깨닫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