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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금제 귀걸이 찬 키 165cm 이상의 남성 무덤 공개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현장 공개설명회 열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경상북도(도지사 이철우), 경주시(시장 주낙영)와 함께 오는 8일 아침 10시와 낮 2시 두 차례에 걸쳐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성과를 일반에 공개하는 현장설명회를 연다.

※ 발굴조사기관 : 신라문화유산연구원

 

 

 

 

120호분은 3개의 봉분이 포개어진 고분으로, 지난 2018년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하나로 발굴조사에 착수하여 120호분의 주변부인 120-1호, 120-2호분 조사는 2021년에 끝낸 바 있다. 특히, 120-2호분에서 금동관, 금동관모, 금제 태환이식, 유리구슬 가슴걸이, 은제허리띠, 은제팔찌, 은제반지, 금동신발 등 화려한 꾸미개(장신구)를 찬 여성으로 추정되는 피장자가 발굴된 터라 중심분인 120호분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컸었다. 이번 현장설명회는 중심부인 120호분의 시신이나 관을 비롯하여 부장품을 직접 보호하는 시설인 매장주체부의 발굴성과를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 피장자: 무덤에 매장되어 있는 사람

 

120호분은 봉분지름 28m의 돌무지덧널무덤으로 주검을 안치하는 주곽과 껴묻거리(부장품)를 넣는 부곽으로 이루어진 구조이다. 길이 380cm, 너비 165cm인 주곽에는 주검 칸과 껴묻거리 칸이 있는데, 주검 칸에는 주인공을 동쪽으로 향하게 하여 넣었고, 주인공 동측에 있는 껴묻거리 칸에는 청동다리미와 각종 토기 등을 같이 묻었다. 주검 칸에는 목관 바닥에 납작한 철 덩이쇠를 깔고 주인공을 안치하였으며, 가장자리에는 석단을 놓았다. 석단 하부에 목질 흔적이 남아 있어 주곽은 목곽임을 알 수 있었다.

※ 돌무지덧널무덤: 땅 위 또는 땅에 구덩이를 파고 나무 덧널을 넣은 뒤, 그 위를 돌로 덮고 다시 흙을 씌워 만든 무덤

※ 부곽: 주곽에 딸려 대게 부장품을 넣어 두는 곳

※ 철 덩이쇠: 얇고 긴 형태의 판형의 철물로 권력과 부의 상징

 

 

 

 

무덤주인공은 목과 가슴 부근에 금제 가는귀걸이, 유리구슬 가슴걸이, 허리 부분과 그 주변에 은제허리띠, 철제대도 등을 찼다. 다리 부근에 정강이뼈로 추정되는 사람뼈 흔적이 남아 있어 무덤주인공은 키 165cm 이상의 남성으로 추정된다. 한편 머리에서 벗어난 곳에서 은제투조관식과 금동투조관모가 뒤집힌 채 확인되었는데 이는 주인공 머리에 관(冠)을 쓰지 않고 부장 칸 상부에 같이 묻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금동제 말갖춤, 은장식 화살통, 운모, 각종 토기류 등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다.

 

경주 황남동 120호분의 축조 시기는 이러한 출토유물로 미루어 보아 황남대총 북분과 천마총 사이인 금관총 단계이며, 5세기 후반 무렵 조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봉분에 산모래가 사용된 점, 은제투조관식과 은제허리띠의 투조 무늬는 그동안 신라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양식인 점 등이 확인되면서 신라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학술적 값어치가 아주 크다고 판단한다.

※ 투조 관식: 금속판의 일부를 톱 등으로 도려내고 남은 부분을 무늬로 표현한 관 장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