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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밥에 돌이 있는 것은 임이 안 계신 탓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80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배고파 지어 놓은 밥에 뉘도 많고 돌도 많다 / 뉘 많고 돌 많기는 임이 안 계신 탓이로다 / 그 밥에 어떤 돌이 들었더냐 / 초벌로 새문안에 거지바위 문턱바위 둥글바위 너럭바위 치마바위 감투바위 뱀바위 구렁바위 독사바위 행금바위 중바위 (가운데 줄임) 서강의 농바위와 같은 돌멩이가 하얀 흰밥에 청태콩에 많이 까 두른 듯이 드문 듬성이 박혔더라. 그 밥을 건목을 치고 이를 쑤시고 자세히 보니 연주문 돌기둥 한 쌍이 금니 박히듯 박혔더라. 그 밥을 다 먹고 나서 눌은 밥을 훑으려고 솥뚜껑을 열고 보니 해태 한 쌍이 엉금엉금.”

 

 

위 가사는 잡가 “바위타령”의 일부로 1900년대에 서울 풀무골[冶洞]의 소릿꾼 이현익이 처음 만들었으며 그 내용은 온 나라에 있는 유명한 바위 80여 종을 읊은 것입니다. 이 노래는 가사가 재미납니다. 자기가 지은 밥에서 돌이 나오니까 그것은 임이 안 계신 탓이라고 억지를 떱니다. 그러면서 온갖 바위 이름을 둘러댑니다. 이 노래에 나오는 온갖 바위들은 서민들의 애환과 정이 듬뿍 담긴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옛사람들은 삶이 답답하거나 힘들면 타령을 불렀습니다. 타령은 주로 서민들이 애환을 담아서 부르거나 풍자와 해학이 담긴 것이 많습니다. 그런 타령들을 보면 ‘바위타령’ 말고도 ‘돈타령’, ‘박타령’, ‘방아타령’, ‘가난타령’ 따위가 있고, 또 ‘맹꽁이타령’, ‘곰보타령’, ‘매화타령’, 방귀타령‘, ’범벅타령‘ 같은 것들도 있습니다. 국악은 사설을 잘 들어보면 참 맛깔스럽고 해학적입니다. 이제 진달래 피는 환한 봄날, 내 곁에 임이 있다면 ’바위타령‘을 부르지 않아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