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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후반부를 장식한 멋진 경험

오대천 따라 걷기 6-3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우리는 59번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갔다. 오대천은 길 왼쪽으로 흐른다. 이 구간 오대천의 바위와 물길이 아름답다. 펜션이나 집도 보이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하천 모습이 잘 유지되고 있다. 이 구간에서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조금 더 내려가자 숙암주유소가 왼쪽에 나타났다. 주유소를 지나 조금 더 내려가자 숙암쉼터가 나타났다. 시계를 보니 4시 10분이다. 휴게소 건물 옆에서 오대천을 바라보며 10분 동안 쉬었다.

 

 

서인수 회장은 신발이 불편하고, 은곡은 다리가 아파서 더 이상 걷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되었다. 나는 두 분에게 저녁식사를 예약해 둔 대화면의 호남가든으로 먼저 가서 기다리라고 말했다. 은곡이 트럭을 운전하여 떠나고 나머지 일행은 4시 20분에 다시 걷기를 시작하였다.

 

 

저녁 5시에 백석폭포에 도착하였다. 앞산 봉우리에서 물이 가늘게 쏟아져 내려온다. 오대천의 물을 끌어 올려서 우리나라 최대 인공폭포(높이 119m)를 2009년 2월 정선문화원에서 만들었다. 수량은 많지 않았지만 보기에 근사하였다.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을 준다. 백석폭포의 백석이라는 이름은 뒤편의 산봉우리 이름, 백석봉(고도, 1234m)에서 따왔다.

 

돌로 만든 안내판에 다음과 같은 글씨가 새겨져 있다.

 

      하늘의 큰 음성 – 백석폭포

 

하늘의 생명수가 장엄한 함성되어

세속의 풍진들을 단숨에 압도하니

그 강직 그 정직함에 보는 눈이 시리다

 

인간의 마음문을 주야로 두드리며

하늘의 큰 음성을 땅 위에 전하시는

진리의 울림이시니 옷깃 여며 절하자

 

아래로 내리시며 끝없이 이른 말씀

물처럼 살아가라 그것이 상선약수

물같이 흘러가거라 법의 진리예 있다.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상선약수(上善若水)가 여기에도 나오니 반가웠다. 오늘 답사는 오대천 10km 구간을 10명이 걸었는데, 3시간 10분이 걸렸다. 오대천의 나머지 구간은 4km가 남았다. 아직도 대학원 학생 신분인 시인마뇽은 요즘 박사 논문 쓰기에 바쁘다고 한다. 자기는 다음 답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대신 오늘 혼자서 나머지 4km를 마저 걷겠다고 말한다. 그의 건강한 몸과 배움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부럽기만 하다.

 

백석폭포에서 대화에 있는 식당까지는 1시간 남짓 걸린다. 저녁 6시 반 호남가든에 9명이 다시 모였다. 낮이 많이 길어져서 아직 어둡지는 않았다. 식당 마당에 탐스러운 목단꽃이 예쁘게 피어 있었다. 그 옆에는 꽃망울 진 작약이 있었다. 목단과 작약을 구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목단은 나무요 작약은 풀이라는 점이다. 같은 장소에 있다면 목단이 작약보다 먼저 꽃이 핀다.

 

저녁 식사로 한방오리를 주문하였다. 호남가든이라는 식당 이름에 걸맞게 맛도 좋고 밑반찬도 훌륭했다. 금상첨화로 값까지 쌌다. 식사 비용은 안승열 사장이 지갑을 열었다. 고마운 일이다. 우리는 박수로 보답했다.

 

흡족한 저녁 식사를 마쳤다. 서울로 돌아가는 사람들은 평창역에서 밤 8시 53분에 출발하는 기차표를 모두 예약해 두었다. 그런데 한 사람은, 시간이 남으니 기차표를 앞당겨서 빨리 귀경하자고 한다. 다른 한 사람은 서두르지 말고 차라도 한 잔 마시고 가자고 한다. 이럴 때는 내가 나설 수밖에. 나는 “노년에는 느리게 사는 것이 바쁘게 사는 것보다 좋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평창역 근처 좋은 카페에 가서 차를 한잔 마시고 가자”라고 제안했다.

 

은곡은 서인수 회장과 함께 방림면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나머지 일곱 명은 평창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카페921에 저녁 7시 45분에 도착했다. 이 카페는 아름다운 정원과 잔디 운동장, 그리고 갤러리를 갖춘 멋진 곳이다. 카페 이층에서 차를 주문하여 마셨다. 주인장이 직접 나와서 카페를 소개한다.

 

 

카페921이라는 이름은 2019년 9월 21일에 개장을 하였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사진작가인 주인장이 맨 처음 2달 동안 화랑에 작품을 전시하였고, 지금은 9번째 전시를 하고 있다고 한다. 카페 동쪽으로 오솔길이 나 있는데, 걸으면 평창역까지 15분 걸린다고 말한다. 주인장은 그동안 카페가 많이 알려져서 이제는 평창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고 자랑한다.

 

밤 8시 30분에 신진휴 동문과 내가 각각 운전하여 친구들을 평창역으로 데려다주었다. 작별은 언제나 아쉬움이 남는다.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매우 길었지만 즐거운 하루였다.

 

며칠 뒤 나는 오대천 답사팀 카톡방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지난 5월 2일 오대천 답사는 즐거웠습니다. 오대천이 남한강 상류인 골지천과 만나는 지점(조양강 시작 지점)까지는 이제 4km가 남았습니다. 이 구간은 저 혼자서 걷고서, 대단히 미안하지만, 단체 답사는 끝내려고 합니다.

 

평창역으로부터 답사 구간이 점점 멀어지면서 교통 문제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일 답사는 하마터면 취소될 뻔했습니다. 시인마뇽이 조양강 시작점부터 한강 따라 걷기를 계속할 것입니다.

 

진한 아쉬움이 떠나지를 않네요...

 

평창 지역 답사 여행은 축소한 형태로 계속하려고 합니다. 한 사람, 두 사람, 또는 세 사람이 미리 연락을 주시면 제가 모닝차를 운전하여 어느 구간이든지 안내하겠습니다. 걷는 구간을 5km 이내로 단축하고서 왕복해서 걸으면 교통 문제가 해결됩니다.

 

평창강 답사와 오대천 답사는 우리 모두에게 인생의 후반부를 장식한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