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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

오존층 회복은 인류의 희망이다

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 94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오존은 냄새가 나는 푸르스름한 기체이다. 복사기를 돌렸을 때 진하게 느껴지는 냄새, 그리고 식당에 있는 자외선 살균기를 열었을 때 나는 비릿한 냄새가 오존 냄새다. 그리스어로 냄새라는 뜻의 ‘ozein’에서 ‘ozone’이라는 영어 이름이 생겼다.

 

산소 원자가 두 개 결합하면 산소 분자가 되며 ‘O2’라고 표시한다. 오존은 산소 원자가 세 개 결합된 분자로서 ‘O3’라고 표기한다. 오존은 공기 1리터 속에 1/30만 들어있어도 확실히 알 수 있을 만큼 사람의 후각은 이 오존에 예민하다고 알려져 있다. 오존은 살균제나 표백제로도 쓰이는데, 인체에는 해로운 기체다.

 

산소 분자가 햇빛의 자외선을 받으면 일부가 오존으로 변한다. 지구가 생겨나고 처음 원시 대기에는 산소도 오존도 없었다. 약 30억 년 전에 첫 생물체인 남조류가 바다에서 나타났다. 남조류의 광합성에 의해 산소 분자가 만들어지고 대기 속에 산소가 많아지자, 오존이 나타나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4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현재의 오존 농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바다에서 나타난 생명체는 오랫동안 육지에 상륙하지 못하였다. 햇빛의 자외선이 너무 강해서 생명체가 살 수 없었다. 오존은 자외선을 잘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대기의 윗부분인 성층권 가운데에 있는 오존층이 해로운 자외선의 99%를 흡수하자 비로소 육지에 생명체가 살게 되었다. 이런 까닭에서 오존 자체는 해로운 기체지만 오존층을 ‘지구의 수호신’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처럼 인류에게 매우 소중한 오존층은 1940년대에 로켓으로 관측기기를 높게 띄워 대기를 관측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현재 지구 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은 우리 몸의 건강을 보존하는 데는 약하지도 않고 강하지도 않은 아주 적절한 양이다. 만일 오존층이 두꺼워지면 지상에 도달하는 자외선이 약해져서 세균이 잘 죽지 않고 결핵이나 구루병이 증가할 것이다.

 

그 반대로 오존층이 너무 얇아지면 자외선이 너무 강해서 피부암이 나타나고 눈의 백내장 증가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강한 자외선은 동물과 식물에도 피해를 준다. 남미에서는 어느 날 산토끼 무리가 마을로 뛰어든 일이 있는데, 이들은 자외선으로 인하여 눈이 먼 토끼였음이 밝혀졌다. 인간은 토끼보다는 강하므로 아직 자외선 때문에 눈먼 사람이 보고되지는 않았으나 햇빛에 많이 노출되는 피부와 코가 자외선에 매우 취약하다.

 

1970년대에 과학자들은 성층권의 오존층이 점점 얇아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으나 그 까닭을 몰랐다. 얇아진 오존층은 ‘오존홀 (ozone hole)’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고 과학자들은 원인을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1974년에 미국의 롤란드와 몰리나는 프레온 가스가 분해되면서 나오는 염소 원자가 아래와 같은 반응으로 오존을 산소로 분해한다는 연구 결과를 《Nature》 과학잡지에 발표하였다.

 

 

염소 원자는 오존을 산소분자로 분해하는 반응을 반복적으로 일으키는데, 염소 원자 1개가 무려 10만 개의 오존 분자를 분해할 수 있다고 한다. 롤란드와 몰리나는 이 연구로 1995년에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그러면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 가스는 무엇인가? 냉동기의 냉매로 처음에는 암모니아나 이산화유황을 사용하였는데, 이들 물질은 유독하거나 인화성이 있어서 새어나가면 위험하였다. 1928년 미국 화학자 토머스 미즐리는 새로운 냉매 물질인 염화불화탄소(CFC: Chlorofluorocarbons)를 개발하였다. 그는 염화불화탄소가 인체에 안전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직접 이 기체를 들이마신 후 촛불을 끄는 시연까지 하였다. 미국의 뒤퐁 회사에서는 이 새로운 물질을 프레온이라는 상품명으로 제조,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새로 개발된 염화불화탄소는 기존 냉장고에 사용되고 있던 암모니아를 대체함은 물론이고 불을 끌 때 쓰는 소화제(消火劑), 스프레이, 발포제 등에도 널리 사용되었다. 염화불화탄소에서 분해된 염소가 성층권으로 올라가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연구가 발표되자 산업계에서는 불충분한 증거라고 주장하면서 규제를 반대하였다.

 

1985년 5월 기상학자 조나단 샨클린은 《Nature》 잡지에 염화불화탄소 때문에 남극 상공의 오존층에 구멍이 생겼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어서 오존층이 1% 줄면 자외선이 2% 늘어 전 세계적으로 피부암 환자가 5~6%(약 20만 명) 증가한다는 연구가 보고되었다. 오존층 파괴가 지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식량 문제와 관련이 있다. 오존층이 10% 감소하였을 때 쌀의 수확량이 1/3 감소한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오존층 파괴의 피해가 알려지면서 유엔 환경계획(UNEP)의 주재로 1987년에 46개 나라가 캐나다의 몬트리올에 모여 오존층을 파괴하는 여러 종류 화학물질의 사용을 줄이자는 “몬트리올 의정서”를 채택했다. 이 국제 협약은 1989년에 발효되었는데, 선진국에서는 1994년부터 가장 대표적인 오존층 파괴 물질인 할론의 생산과 소비가 금지되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프레온의 대체물질을 도입할 수 있는 기술과 재정적 자원을 하지 못하므로 유예기간을 두기로 하였다. 한국은 1992년에 몬트리올 의정서에 가입하였다.

 

몬트리올 의정서 협약에 가입한 나라들은 1996년부터 순차적으로 오존층 파괴 물질 사용을 중지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0년 이후 프레온 등의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였다. 세계 여러 나라가 오존층 파괴 물질을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2022년 초, 《Nature》 지에 오존층의 프레온 농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0년 이후 2019년 말까지 프레온의 농도가 약 1%씩 줄었다. 이는 반세기 동안 점진적으로 파괴되던 오존층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뜻다. 1989년 몬트리올 의정서가 발효된 이후 30여 년 만에 지구의 오존층이 놀랍게 회복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오존층 회복은 지구 차원의 환경 문제를 인류가 공동으로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좋은 소식이다. 오존층 회복이라는 성공은 과학자는 대체물질을 개발하고 유엔의 주도 아래 모든 나라가 프레온 대신 대체물질을 사용하도록 국제적인 규제를 하였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환경오염 물질은 국경을 초월한다. 지구환경문제는 어느 한 나라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모든 국가, 모든 인류가 지구라는 하나의 집에서 살고 있는 한 가족이라는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환경문제 해결의 열쇠가 된다.

 

<참고 자료>

오존층의 오존은 지표 근처 대류권(지상에서 약 10km까지의 대기층으로, 모든 기상 현상이 일어나는 곳)에 있는 오존과는 다르다. 대류권의 오존은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가 광화학반응을 거쳐서 만들어지는 대기오염물질이다.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대기오염 전광판에 표시되는 오존 농도는 지상의 오존농도를 말한다. 자동차가 많은 도심에서 1시간 평균의 오존 농도가 0.12 ppm 이상이 되면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며 전광판에 “승용차 운행을 자제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장이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