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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얼어붙은 눈물

모래가 조개 속으로 들어올 때
[정운복의 아침시평 218]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서양에서는 어머니가 시집가는 딸에게 진주를 주는 풍습이 있습니다.

그 진주를 "Frozen Tears (얼어붙은 눈물)" 라고 부릅니다.

서양에서도 시집살이는 쉽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아마도 사랑하는 딸이 시집살이하다가 속상해할 때,

조개가 자기 안으로 들어온 모래로 인해 받는 고통을 이겨내고,

아름다운 진주가 된 것처럼, 잘 참고 견뎌 내라는 뜻일 것입니다.

 

모래가 조개 속으로 들어온다고 해서 모두 진주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깔깔한 모래알이 조개에 박히면

조개는 본능적으로 두 가지 가운데서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모래알을 무시하든지 받아들이든지 결정해야 하는 것이지요.

 

 

만약 무시하면 조개가 모래알 때문에 병들어 살이 썩기 시작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모래알 때문에 죽게 됩니다.

그리고 조개가 모래알을 받아들이면

조개는 "nacre(진주층)"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몸속에 들어온 모래알을 계속해서 덮어 싸게 됩니다.

세월이 흐르면 영롱한 결정체가 되는데 이것이 바로 진주입니다.

 

우린 삶 속의 모래알을 시련이라고 부릅니다.

시련을 어떤 태도로 대하느냐 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동거춘래(冬去春來)입니다.

떠밀거나 고대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겨울이 가고 봄이 옵니다.

인생은 때로 추운 겨울처럼 힘들고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고난과 시련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찾아오듯이

우리 인생에서도 새로운 기회와 희망이 찾아온다는 생각을 품을 필요가 있습니다.

단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겨울을 대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쉽고 편한 환경에서는 강한 인간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시련과 고통을 통해야 강한 영혼이 탄생하고 통찰력이 생기고

일에 대한 영감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잔잔한 바다에서는 위대한 선원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