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어머님(오희옥 애국지사)은 최근 기력이 많이 저하되셔서 2주 단위로 항생제 주사로 가래를 삭이는 상황입니다. 어서 예전처럼 몸 상태가 좋아지길 빌고 있습니다.”
이는 유일한 생존여성독립운동가인 오희옥 지사의 아드님인 김흥태 선생의 말이다. 두어 달 전에 찾아뵈었을 때 손에 힘을 주어 꼭 잡아주시던 오희옥 지사님의 병문안은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지기에 요즘은 쉽게 찾아뵐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코로나가 재확산되는 추세라고 하니 더욱 걱정이 앞선다.
“평범한 위인 오희옥 애국지사님, 당신의 발자취를 기억하겠습니다. 조금 더 저희 곁에 계셔주세요.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오희옥 지사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서울에 사는 31살 직장인입니다. 평소 독립운동에 큰 관심이 있던건 아니나 우연히 임정기념관을 방문하여 선생님께서 해오신 독립운동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이 나라를 지켜주셔서 우리가 잘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존경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쾌차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이는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아래 임정기념관)에 특별 전시중인 오희옥 지사의 전시물을 보고 관람자들이 무궁화꽃 엽서에 쓴 손편지 글의 일부다. 어제(13일) 오후, 임정기념관의 양지선 연구원 등이 이른바 <무궁화꽃편지>를 들고 오희옥 지사님의 아드님인 김흥태 선생을 찾아왔다. 김흥태 선생은 기자와의 전화에서 현재 어머니(오희옥 지사)의 면회는 금지된 상태로 이들을 집 앞 까페에서 만났다고 했다.
무궁화꽃이 아로새겨진 엽서에 정성스러운 손글씨를 쓴 분들은 그야말로 평범한 시민들로서 어린 나이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던 오희옥 지사께서 현재 병환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쾌차를 비는 편지글을 읽으며 기자는 가슴이 뭉클했다. 김흥태 선생은 <무궁화꽃편지>는 광복군 배지와 함께 십장생이 수놓아진 자개함에 곱게 담아 직접 가지고 온 임정기념관의 양지선 연구원 등에게 어머님(오희옥 지사)을 대신하여 정중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최근 여러 부문에서 항일독립의 역사를 왜곡하고 더 나아가 선열들의 독립운동을 폄훼하고 있는 행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임정기념관 연구원들의 활동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선열들의 독립운동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훌륭한 전시물로 퇴색되어 가는 독립운동의 참된 실상을 알리는 임정기념관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연구원들은 코로나 재유행 때문에 어머님을 직접 찾아뵙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라고 전했다.
14살 어린나이에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하여 오로지 조국광복의 순간을 꿈꾸며 청춘을 불태웠던 오희옥 여성독립운동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일제의 조선침략에 항거하며 불굴의 의지로 단 한 순간도 대한민국의 “부재(不在)”를 생각하지 않았던 선열들! 내일은 바로 그 선열들을 기리는 뜻깊은 날 광복절이다. 작금의 역사 왜곡과 항일독립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인사들의 언행을 바라보며 지하에 계신 독립운동가들을 뵐 면목이 없어지는 것은 기자만의 느낌일까?
【생존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는 누구인가?】
오희옥 지사는 할아버지 때부터 ‘3대가 독립운동을 한 일가’에서 태어나 1939년 4월 중국 유주에서 결성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工作隊) 및 1941년 1월 1일 광복군 제5지대(第5支隊)에서 광복군으로 활약했으며 1944년에는 한국독립당(韓國獨立黨)의 당원으로 활동하였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 오희옥 지사 집안은 명포수 출신인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1867~1935), 중국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아버지 오광선 장군(1896~1967), 만주에서 독립군을 도우며 비밀 연락 임무 맡았던 어머니 정현숙 (1900~1992), 광복군 출신 언니 오희영(1924~1969)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참령(參領)을 지낸 형부 신송식(1914~1973)등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현재는 서울중앙보훈병원에 입원 중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