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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를 부정하면서 독립기념관장이 되다니

친일파를 청산할 수 있는 기회를 잃은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
[정운복의 아침시평 219]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광복절이 지났습니다.

광복은 1945년의 일이니 이제 79돌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선조들에게 부끄럽게도 올해의 광복절은

정부가 세종문화회관에서, 광복회는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치렀습니다.

역사 이래로 이렇게 행사를 나뉘어서 치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에게 치욕적인 35년의 식민 지배 세월을 보냈습니다.

식민 통치를 일본처럼 혹독하고 잔인하게,

언어까지 빼앗은 국가 말살 정책을 편 나라는 없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많은 독립투사가 나라를 독립시키려고 헌신하고 목숨을 아끼지 않았지만

우리의 독립을 불러온 것은 안타깝게도 독립군의 무장봉기가 아니라

리틀보이와 팻맨으로 불리는 원자탄을 투하한 미국의 전쟁 승리 덕입니다.

그 결과로 분단과 신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친일파를 청산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습니다.

지금도 독립유공자의 후손은 삼대가 굶고

친일파의 후손은 떵떵거리며 잘살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슬프게 다가옵니다.

 

대체로 식민지를 겪고 독립한 나라의 지폐에는

독립투사가 한 명쯤은 표지모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훌륭한 독립투사들이 참으로 많은데도

지폐의 표지에 독립투사가 한 명도 없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독립기념관장 임명으로 온 나라가 시끌시끌합니다.

그의 이력과 한 말 때문이겠지요.

그는 자신이 뉴라이트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뉴라이트가 분명하다고 합니다.

1948년에 건국이 되었다고 하면

그 이전 대한민국임시정부나 독립운동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국민의 세금으로 녹을 받는 사람이

그런 건국절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은 더 큰 문제입니다.

 

독립기념관장의 자리에 독립투사의 후손은 떨어뜨리고 왜 독립운동을 부정하는 사람이 임명되었는지 대다수 국민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헌법 1조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시되어 있는데도 누구보다도 법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답답한 일입니다.

 

자리와 위치는 권력을 물어다 주겠지만 자리에 연연하는 기관장의 모습도 문제입니다.

국가의 독립을 위하여 목숨을 초개처럼 버린 사람이 한둘이 아닌데...

자신의 욕심을 위하여 수많은 국민이 걱정하고 있는데도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을 우리는 선뜻 이해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