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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열광한 K-모자, 갓! 그 뒤엔 특별한 ‘갓집’

국립민속박물관 《민속학연구》 제56호 펴내, 갓집ㆍ19세기 조리서 등 12편 수록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시대 남성 모자인 ‘갓’이 요즘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Mnet의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한국팀 ‘범접’의 메가크루 무대에 갓이 등장하면서 전통 갓은 이제 외국인들에게도 가장 힙한 K-컬처 종목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 갓의 멋을 오랫동안 지켜 준 숨은 조력자가 있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바로 갓을 담아 보관한 특별한 상자, ‘갓집’이다.

 

 

조선시대 갓집은 갓의 실루엣에 맞춰 집집이 다른 재료와 기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이었다. 오늘날의 네모난 모자 상자와는 견줄 수 없을 만큼 다채로운 모습이 매력이다. 이처럼 특별한 갓집에 관한 이야기는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이 6월 30일 펴낸 민속학 전문 학술지 《민속학연구》 제56호에서 만날 수 있다.

 

□ 갓의 멋을 품은 상자 – 한국의 갓집

이번 제56호에 실린 허정인의 「한국의 갓집 고찰」 논문은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한 갓집들을 통해 조선시대 갓집의 재료와 제작자, 장식 문양 등을 꼼꼼히 살펴본 연구다. 갓집은 왕실에서는 귀한 예물로, 민간에서는 혼례품으로 쓰이며 일상과 의례에 깊이 자리 잡았지만, 단발령과 양장 도입 이후에는 ‘구식 물건’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학술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갓집을 통해 갓과 함께한 전통사회의 생활상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본다.

 

 

□ 19세기 조선에도 ‘조리서’가? 《규중세화》

또 하나 흥미로운 주제는 박채린의 「19세기 호남 조리서 추정 《규중세화》 해제」다. 이 논문은 지금까지 호남 지역 조리서로만 추정돼 왔던 《규중세화》를 국내 처음 종합적으로 해제ㆍ분석한 연구다. 저자는 술과 음식 44개 항목(술 23종, 조과 5종, 찬품 13종, 김치 3종)의 원문을 판독하고 기존에 발굴된 다른 조리서들과 비교해 수록된 음식법의 전승 계보와 지역적 특색을 밝혔다. 이를 통해 《규중세화》가 19세기 호남 지역에서 작성된 조리서임을 제시했다.

 

 

□ 굿부터 무예, 아카이브까지… 민속학의 지평을 여는 《민속학연구》 제56호

이 밖에도 이번 《민속학연구》 제56호에는 굿, 무예, 사자춤, 서낭 기도터, 황씨부인 신앙, 한국 쟁기의 기원, 주민 참여형 아카이브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연구논문 10편이 게재됐다. 또한 민속학자 ‘경운 장주근 선생 탄신 100주년’을 기려 선생의 학문세계와 사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획논문 2편이 실려 모두 12편의 논문이 수록됐다.

 

《민속학연구》는 국립민속박물관이 1995년부터 꾸준히 펴내 온 대표 학술지로, 나라 안팎 연구자들이 민속문화를 연구하고 공유하며 민속학의 지평을 넓히는 지식의 장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제56호는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www.nfm.go.kr)과 한국학술지인용색인(www.kci.go.kr)에서 누구나 무료로 원문을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