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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국보순회전, 높아진 ‘K-컬처’ 열기를 지역과 나눠

국보순회전 상반기 관람객 10만 명 돌파, 9월부터 4개 지역에서 열려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오늘 본 전시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건 맨 마지막에 있던 덤벙무늬 그릇이에요. 투박하고 단순하고 멋 내지 않은 그 느낌이 고흥이랑 닮았어요.” (고흥분청문화박물관 관람객)

 

“국보와 보물을 보면 다들 ‘이거 진짜에요?’라고 물어보세요. 진품이라고 하면 눈빛이 달라지고 ‘1,500년 전에 이런 걸 어떻게 만들었냐’라며 정말 신기해하시죠.” (의성조문국박물관 해설사)

 

“서울까지 가지 않고도 우리 지역에서 국보급 문화유산을 직접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논산 백제군사박물관 해설사)

 

“봉화에서 백제문양전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려서 신선했어요. 이 지역이 고구려, 신라문화권이라 백제 관련 유물 전시는 드물거든요.” (봉화 청량산박물관 연구원)

 

나라 안팎에서 ‘K-컬처’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국보순회전이 그 흐름을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넓힌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은 전국 8개 공립박물관에서 열린 ‘국보순회전, 모두가 함께하는 180일의 여정’ 상반기 전시에 모두 10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9월부터는 정읍ㆍ진안ㆍ함양ㆍ삼척 등 4개 지역에서 전시가 열린다.

 

 

국보순회전은 국민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국보와 보물을 직접 만날 수 있도록 기획됐다. 국립전주박물관ㆍ국립익산박물관ㆍ국립진주박물관ㆍ국립춘천박물관과 협력해 지역 공립박물관에서 전시를 열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중요문화유산을 수도권에서만 볼 수 있는 ‘고정된 문화유산’에서 일상 가까이 향유 가능한‘찾아오는 문화유산’으로 확장해 지역 주민의 문화 향유권을 제고하는 것이 목표다. 전시는 9월 2일 전북 정읍시립박물관을 시작으로, 9월 4일 전북 진안역사박물관, 9월 19일 경남 함양박물관, 10월 1일 강원 삼척시립박물관에서 차례로 열린다.

 

진안역사박물관과 삼척시립박물관에서는 각각 ‘백제 문양전’과 ‘신라 장신구’를 주제로 전시가 열린다. 정읍시립박물관과 함양박물관은 지역에서 접하기 어려운 ‘청화백자’, ‘분청사기’를 선보여 지역민에게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제공한다. 각 지역 공립박물관들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국립박물관과 함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문화행사를 준비해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감동과 체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상반기에 이어 대표 관광지와 연계한 홍보영상도 공개해 전시 홍보와 지역 관광 활성화를 도모한다.

 

대표 유물로는 ▲백제 산수풍경무늬벽돌(보물), ▲신라 보문동 합장분 금귀걸이(국보), ▲분청사기 상감인화 연꽃 넝쿨무늬 병(보물), ▲백자 투각 모란무늬 항아리(보물) 등이 있다. 모두 교과서에서도 접할 수 있는 국보급 문화유산으로 국민에게 친숙한 유물들이다. 이 가운데 가수 제니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금 관꾸미개를 비롯한 신라 장신구와 고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분청사기 철화 물고기무늬 장군’ 등 7점의 주요 유물이 함께 전시된다. 전통문화와 현대 대중문화를 아우르는 상징적 유물들이 더해지면서 전시의 의미와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상반기 전시에서도 이러한 반응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고흥 분청문화박물관, 봉화 청량산박물관, 논산 백제군사박물관, 의성 조문국박물관 등 4개 기관에서 열린 전시는 모두 10만 명 이상이 관람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특히 고흥 분청문화박물관에는 35,756명이 방문해 전년 동기(22,839명) 대비 56% 증가했고, 봉화 청량산박물관도 16,454명이 찾아 전년보다 44% 늘어나는 등 지역 공립박물관 활성화에도 기여하였다.

 

국보순회전은 단순히 유물을 감상하는 자리가 아니라 세대와 지역이 함께 어울리는 문화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한 관람객은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우리 지역에서 국보를 직접 볼 수 있어 감동적이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람객은 “덤벙무늬 그릇의 소박한 멋이 고흥과 닮았다”며 유물과 지역 정체성이 맞닿는 순간을 느꼈다고 전했다.

 

 

 

유치원생부터 어르신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전시장을 찾았다. 해설과 체험 프로그램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었다”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감상 활동지 같은 교육 콘텐츠는 전시 이해도를 높이는 동시에 교육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부 박물관은 향후 다른 전시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이처럼 국보순회전은 관람객 체험을 넘어 학교ㆍ지역 교육기관·가족까지 아우르며, 문화유산 전시가 지역 사회 교육 기반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관람객 400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순회전은 수도권에 머물던 ‘K-컬처’에 대한 관심을 지역으로 확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국보순회전은 국민이 일상에서 국보급 문화유산을 직접 접하며 문화적 자긍심을 나눌 수 있도록 마련된 전시”라며, “앞으로도 지역과 함께 배우고 누리는 전시를 통해 전국 박물관을 아우르는 뮤지엄 허브로서 지역 상생을 이끌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