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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100년 만의 귀환, 조선 건축유산 ‘관월당’

광복 80돌 기림 특별전 「돌아온 관월당: 시간을 걷다」 연다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사무총장 곽창용)과 함께 광복 80돌을 맞아 12월 24일부터 2026년 1월 26일까지 경복궁 계조당(서울 종로구)에서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반출되었다가 약 100년 만에 국내로 반환된 조선시대 건축물 ‘관월당(観月堂)’의 여정을 조명하는 특별전 「돌아온 관월당: 시간을 걷다」를 연다.

 

‘관월당’은 조선 후기 건립된 목조 건축물로, 왕실 관련 사당으로 추정된다. 20세기 초 일본으로 반출되어, 도쿄를 거쳐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의 절 고덕원(高德院) 경내에서 약 100년을 머물렀으며, 지난 6월 고덕원 주지 사토 다카오[佐藤孝雄]의 기증을 통해 한국으로 귀환하였다. 이번 전시는 나라 밖으로 반출된 한국의 건축유산이 온전한 형태로 환수된 첫 사례인 관월당의 귀환을 기념하고, 그 과정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국민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전시는 한국으로 귀환하기 위해 해체되었던 관월당의 부재들과 함께, 귀환 과정을 담은 기록을 통해 관월당의 여정을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문화유산 반환이 여러 주체의 책임과 역할 분담을 통해 함께 추진해야 할 공공의 과제임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관월당의 대표적인 해체 부재들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건물의 주요 구조재인 종량, 종도리를 받치는 대공, 박공지붕의 구조적 지지와 치장(꾸미거나 모양을 냄) 역할을 겸하는 소형 부재인 초엽, 용문ㆍ거미문ㆍ박쥐문ㆍ귀면문 등 다양한 무늬가 새겨진 암막새 기와 등 각 부재의 역할과 기능, 상징성 등을 확인할 수 있다.

* 박공지붕: 지붕면이 양쪽방향으로 경사진 ‘ㅅ’ 모양의 지붕

* 종량(宗樑): 종보라고도 하며, 대들보 위에 올려지는 마지막 가로 구조재

* 대공(臺工): 대들보나 종량 위에서 종도리(지붕의 하중을 받는 가장 윗부분)를 받쳐주는 짧은 기둥

* 초엽(草葉): 규모가 큰 건물의 지붕 측면에 설치한 까치발로, 화려하게 조각해 장식한 부재

 

한편, 23일 낮 3시 30분 열리는 개막식에는 허민 국가유산청장을 비롯해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관계자, 관계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월당을 조건 없이 기증하며 한일 양국의 우호와 교류 증진에 이바지한 사토 다카오 고덕원 주지에게 대한민국 정부가 수여하는 ‘대통령 표창’이 전달될 예정이다.

 

 

 

앞서 사토 주지는 고고학자이자 종교인으로서 ‘문화유산은 마땅히 그 뿌리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라는 신념 아래,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해체와 운송비용 일체를 자비로 부담하며 관월당의 귀환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한일 문화유산의 교류에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의미로 이번 대통령 표창과 함께 수여되는 포상금을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전시는 경복궁 관람객이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화요일(경복궁 휴궁일)에는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