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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뷔페에서 하는 한국 돌잔치와 일본의 시치고상





































 


우리 애들 어렸을 때만 해도 돌잔치는 집에서 치르는 줄 알았다. 지금은 이십대 중반이 된 아이들이 첫돌을 맞았을 때 친정어머니의 일손은 바빴다. 수수팥단지를 만들고 삼신할머니에게 올릴 시루떡도 손수 쪄내느라 좁은 집은 수선스러웠다. 어디 그뿐인가! 금반지 반 돈이라도 해 들고 찾아오는 일가친지를 맞아들일 준비도 하고 돌날 아침 돌잡이 상도 따로 봐야 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다.

그러나 이제 이런 일을 집에서 하는 아이 엄마는 없다. 아이가 태어나서 맞이하는 백일과 돌잔치는 어느새 거대한 이벤트화 되어 호텔마다 젊은 부부들의 아기 돌잔치 예약이 넘쳐난다. 손님들도 금값이 비싼 지금은 현금 봉투를 들고 돌잔치가 열리는 뷔페식당이나 값비싼 호텔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웃나라 일본의 돌잔치는 어떠한가 보자. 일본은 돌잔치가 없다. 엑? 하고 놀랄 분들이 계시겠지만 태어나서 치르는 첫 생일인 ‘돌’이라 부르는 특별한 잔치는 없다. 그 대신 ‘오미야마이리(お宮參り)’라고 해서 핏덩이를 막 벗어난 한 달 정도 되는 아기를 강보에 싸서 신사 참배를 한다. 그 이후에 남자아이는 3살과 5살 때 여자아이는 3살과 7살이 되는 해에 일본 전통옷을 곱게 입혀 신사 참배를 시키는 것이 일본인의 돌 개념이다.

해마다 11월 15일 날은 전국의 신사에서 ‘시치고상(7.5.3)’을 맞이하는 아이들을 받아들이려고 분주하다. 요즈음은 일본도 맞벌이 부부가 많아 꼭 11월 15일에 얽매이지 않고 토, 일요일이 낀 주말에 신사 참배를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따라서 이 무렵 일본을 여행하게 되면 길거리 어딘가에서 곱게 차려입은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바로 신사 참배를 하러 신사에 가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신사에서 ‘시치고상’ 의식을 치른 아이들은 손에 ‘치토세아메(千歲飴)’를 하나씩 들고 있는데 이는 가늘고 길게 만든 사탕으로 장수를 비는 뜻이 있으며 학과 거북이, 소나무, 대나무, 매화 등이 그려진 봉투에 담아준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가족들의 축복 속에 생후 한 달 무렵에 신사 참배를 하고 또 3살 5살 7살이 되는 해에 다시 신사 참배를 하면서 일본 아이들은 일본인으로 성장해 간다. 다음 주 11월 15일 수요일은 바로 그 시치고상 날이다. 이날을 전후해서 일본 여행을 한다면 반드시 어느 길가에서건 이런 통과의례를 마친 아이들을 만날 것이다.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59yo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