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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일본이 약탈해간 조선문화재 (2)




















































 

<일본에 있는 조선문화재(日本にある朝鮮文化財)> (2)


- 오구라가 약탈해간 조선 유물들 -


오구라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 1870-1964)가 게걸스럽게 긁어모은 한국의 값나가는 유물들은 그의 사후 <보존회>에 의해 보존되다가 1982년 동경국립박물관에 기증되었다. 유물은 일본의 중요문화재 8점, 중요미술품 31점을 포함한 1,110점이다. 세목을 살펴보면 조각 49점, 금속공예 128점, 도자기 130점, 칠공예(漆工藝) 44점, 서적 26점, 회화 69점, 염색작품 25점, 토속품 2점, 고고시대 유물 557점이다.

시대별로는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부터 삼국시대를 거쳐 통일신라시대, 고려, 조선에 이르는 전 시대를 망라하고 있다. 특히 고고유물(考古遺物)은 낙랑시대와 삼국시대의 고분출토품인 기와류와 통일신라시대의 귀중한 금속공예와 토기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고분출토품’이라는 말인데 고분이란 주로 왕릉이나 고대 통치자의 무덤을 말한다. 국보급 문화재를 싹쓸이해간 것도 용납할 수 없거늘 신성한 왕릉을 파헤쳐서 문화재를 약탈해갔으니 그 패륜적 행위를 어찌 말로 다하랴!

《잃어버린 조선문화유산, 동경 고려박물관 발행》18쪽에 보면 “오구라 콜렉션은 도굴과 무관하지 않다.”라고 써 놓았다. 동경 고려박물관은 순수 양심 있는 일본인들이 조선에서의 문화재 약탈과 역사 왜곡을 밝히는 작업을 하고 있는 민간시민단체이다. 차마 그들은 “오구라 일행은 조선의 고분을 파헤쳐서 유물을 훔쳐왔다.”라고 쓰지는 못했을 것이다. 우익들의 칼부림을 피해서였는지 “도굴과 무관하지 않다.”라는 완곡한 표현을 했지만 이것은 100% 도굴품이다.

도굴품이 아니라면 무덤에 있어야 할 유물이 어떻게 해(태양) 아래서 거래된단 말인가! 조선은 예부터 조상을 소중히 모시는 문화민족이다. 아무리 먹을 것이 없고 헐벗어도 자신의 조상 무덤을 파헤쳐서 유물을 팔아먹거나 밭뙈기가 없다고 무덤자리를 파헤치고 콩을 심어 먹은 예는 없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조선에 건너온 이른바 자산가나 관리들은 조선의 유물을 마구잡이로 긁어모아 보관하거나 귀국 시에 일본인 친지에게 선물했다. 그 대표적 인물로는 이토히로부미를 꼽을 수 있는데 그는 고려청자 수집광으로 알려졌다.

도굴해간 불교미술품 가운데 조각품은 주로 불상이다. 이들 불상은 소형 금동불상으로 대구지역에서 수집된 것이 많다. 대개 고신라와 통일신라 시대 불상이 많고 고려시대 불상도 3점이나 된다. 또한,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꾸미개(장신구)와 무기, 화장도구, 그릇류의 일반 공예품도 포함되어 있다. 도자기는 고려청자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비취색 청자, 상감청자가 있고 조선자기로는 청화백자와 분청사기가 있다. 그림은 총 69점으로 산수, 인물, 화조, 풍속, 사군자 등이 있으며 강희안, 이상좌, 정선, 김홍도, 이인문, 심사정, 유덕장, 신위, 신사임당, 장승업과 같은 유명화가의 그림이 망라되어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가정이지만 만일 조선이 과거 일본을 식민지화해서 오사카, 나라에 산재한 고분을 뒤엎어 버리고 그 안에 든 부장품과 유물을 약탈해왔다면 일본사람들은 기분이 좋았을까? 식민지 체제 아래 긁어모은 돈으로 도굴꾼을 채용해 도굴을 부추겨 일본의 국보급 문화재를 싹쓸이해왔다면 일본인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자고로 이웃이란 약탈을 삼가고 오히려 약탈자가 있으면 함께 힘을 모아 물리쳐 줄 때 고마움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거꾸로 약탈자로 돌변해 마구잡이로 금은보화를 약탈해 갔다면 그는 이웃이 아니라 강도가 아니고 무엇이랴!


-다음주(3회)는 동경대, 동경예술대학 등에 약탈해간 유물을 소개한다-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이윤옥(59yoon@hanmail.net)